최근 국내외에서 ‘선허용·후규제’라는 말이 AI와 메타버스 관련 법안 논의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는 규제를 미리 설정하지 않고 기술을 먼저 허용한 후, 문제가 발생하면 사후적으로 규제하자는 접근입니다. 이 접근법은 겉으로는 신기술 발전과 혁신을 촉진하려는 취지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 단순한 구호가 실제로도 그렇게 이상적인 해결책일까요?
AI 산업의 급격한 발전은 우리에게 편리함과 효율성을 가져다줬지만, 동시에 위험성과 윤리적 논란도 함께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와 규제 기관들은 기술 발전을 억제하지 않으면서도 악용의 여지를 최소화하기 위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불거진 AI 기업들의 집단 반발은 이 문제가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캘리포니아주 의회에서 추진 중인 AI 규제법은 대규모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AI 모델에 대한 사전 안전장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인류의 안전을 우선으로 하는 측면에서 필요해 보이지만, 산업계의 반발은 거셉니다. AI 기업들은 아직 발생하지 않은 위험을 이유로 지나치게 강력한 규제가 도입되면 산업 전체에 해가 될 것이라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규제의 초점이 악용자에 맞춰져야지 기술 자체를 만든 기업에 지나치게 무거운 책임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이 ‘선허용·후규제’ 접근은 과연 바람직한가? AI, 메타버스와 같은 신기술의 초기 단계에서 무조건적으로 규제를 덜어주는 것이 혁신을 촉진하는 길일까요? 아니면 이는 결국 더 큰 문제를 양산하는 결과로 이어질까요?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된 논의는 활발합니다. 미국식, EU식 규제 모델을 두고 비교하는 담론이 이어지지만, 중요한 점은 두 모델 모두 신기술에 대한 무차별적 규제를 지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단지, EU가 미국보다 강력한 규제로 인식되는 것은 AI 학습 데이터 출처를 명확히 밝히도록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모든 데이터의 저작권을 확인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뒤따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진정한 ‘프론티어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환경이 갖추어져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됩니다. 규제의 강도보다 중요한 것은 경쟁력입니다. 국내의 AI 경쟁력이 글로벌 수준에서 어느 정도에 위치해 있는지를 냉철히 바라보아야 합니다. 세계 최초의 AI 법안을 만들어도 그것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지 못한다면, 그 법안이 국제적으로 주목받을 리는 없을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선허용·후규제’라는 구호가 아닌 균형입니다. 기술 발전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사회적 안전망을 갖추는 현명한 규제 설계가 필요합니다. ‘규제는 혁신의 걸림돌’이라는 편견을 넘어, 규제가 오히려 더 나은 혁신을 촉진할 수 있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기술의 위험성을 무시하지 않되, 그 가능성 역시 극대화할 수 있는 규제의 틀이 요구됩니다. 이제는 AI 기술을 단순히 허용하거나 막기보다, 그 경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관리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1 ‘선허용·후규제’의 접근이 장기적으로 기술 발전에 미칠 영향은
'선허용·후규제' 접근은 초기 단계에서 기술의 빠른 발전과 시장의 신속한 성장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규제의 장벽이 낮으면 기업들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실현할 수 있고, 신기술이 시장에 더 빨리 도입됩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적절한 규제 없이 기술이 확산될 경우, 예상치 못한 사회적, 윤리적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문제들이 확대되면 기술에 대한 신뢰를 저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후 규제가 도입되면서 이미 시장에 출시된 기술이나 제품이 큰 제약을 받거나 심지어 퇴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는 결국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저해할 수 있으며, 불필요한 혼란과 비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선허용·후규제' 접근은 신중한 균형이 필요하며, 기술 발전과 사회적 안전 사이의 긴밀한 조율이 필수적입니다.
2 한국이 AI와 메타버스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정책적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나?
한국이 AI와 메타버스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적인 정책적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합니다:
인재 양성 및 교육
AI와 메타버스 기술을 선도하려면 고급 인재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초·중·고등 교육에서부터 대학, 대학원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연구개발(R&D) 인프라를 확충하고, 대학과 기업 간의 협력을 통해 실무 중심의 교육을 확대해야 합니다.
글로벌 표준화 및 협력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국제 표준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한국의 기술과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널리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법적·윤리적 프레임워크 구축
AI와 메타버스의 발전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는 유연하고 투명한 규제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윤리적 고려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기술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면서도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법적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산업 생태계 조성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AI와 메타버스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벤처 자금, 연구개발 지원, 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해 초기 단계의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3 규제가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방법
규제가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방법에는 다음과 같은 접근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규제 샌드박스
신기술과 제품이 실험적으로 시장에 출시될 수 있도록 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면, 기업들은 안전한 환경에서 혁신을 테스트하고 개발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술의 위험성을 조기에 파악하고 필요한 규제를 사전에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성과 기반 규제
기술의 발전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규제를 유지하려면 성과 기반 규제를 도입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기술 자체가 아닌 그 결과나 영향에 초점을 맞추어 규제를 설계함으로써, 기업들은 혁신의 자유를 얻고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습니다.
유연한 규제 설계
신기술의 빠른 발전 속도에 대응하기 위해 규제는 유연하게 설계되어야 합니다. 규제를 주기적으로 재검토하고, 새로운 정보나 기술적 진보에 따라 조정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업과의 협력
규제 당국과 기업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합니다. 규제는 기업의 기술 개발 과정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기업들도 규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맞는 기술적 대응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규제는 단순히 억제하는 수단이 아닌, 혁신을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