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과 트럼프의 AI 칩 수출 규제 논의, 딥씨크 미국 견제
메타ai뉴스 논설위원 이현우 교수
서론 – AI 패권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2025년 1월 31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다. 이번 회동은 단순한 친선 방문이 아니라, 글로벌 AI 패권을 둘러싼 중요한 전략적 논의가 포함된 자리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인공지능(AI) 칩의 수출 통제 문제를 포함해 엔비디아의 핵심 기술과 미국의 기술 주도권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급부상한 중국의 AI 기업 ‘딥시크(DeepSeek)’가 엔비디아의 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딥시크를 견제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GPU 수출 금지를 확대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현재 AI 반도체 산업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각국의 경제 및 안보 전략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이번 젠슨 황과 트럼프의 만남은 그 중심에 선 엔비디아의 입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기점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와 젠슨 황의 회동: 주요 논의 내용
트럼프 대통령과 젠슨 황의 만남은 미국 AI 산업의 미래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 후 기자들에게 “좋은 회의였다”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엔비디아 측은 성명을 통해 “반도체 및 AI 정책과 관련한 논의가 이루어졌으며, 미국의 AI 리더십 강화를 위한 중요성을 강조했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가장 큰 이슈는 중국 AI 기업 딥시크의 급부상과 관련된 GPU 수출 금지 조치였다. 딥시크는 엔비디아의 GPU를 활용해 자사의 AI 모델을 빠르게 발전시키고 있으며, 최근 미국의 AI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H20 칩을 추가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적극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부터 이미 논의되었던 사안으로, 중국의 AI 기술 발전을 억제하고 미국의 AI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딥시크와 AI 칩 수출 금지의 배경
딥시크는 최근 AI 기술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중국 기업 중 하나다. 엔비디아의 GPU를 기반으로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며 급성장한 이 기업은, 미국이 강력한 수출 규제를 시행하기 전까지 엔비디아의 칩을 대량으로 확보하며 연구 개발을 가속화해왔다.
딥시크의 성공은 AI 기술 발전의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엔비디아의 기술이 AI 산업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하지만 중국 기업의 급성장은 미국에게는 위협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미국 정부는 AI를 단순한 기술 발전의 문제가 아닌, 국가 안보 및 경제적 패권과 직결된 문제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국 기업들의 AI 칩 접근을 차단하는 정책을 강화해왔다.
현재 딥시크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이 기업이 단순히 엔비디아의 GPU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AI 모델 개발을 최적화해 기존 엔비디아 제품 대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들도 딥시크처럼 저비용 AI 대안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에게도 AI 기술 개발에 있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것을 요구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H20 추가 금지와 글로벌 AI 시장의 변화
현재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H20 칩을 추가로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H20 칩은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위해 출시한 특화된 AI 칩으로,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다소 낮지만 여전히 강력한 연산 능력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 칩이 중국의 AI 기술 발전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정부는 H20 칩 역시 수출 금지 리스트에 포함시키려 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글로벌 AI 시장 전체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며, AI 모델 훈련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제공하는 유일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만약 H20 칩의 수출이 제한될 경우, 중국은 자체 반도체 기술 개발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고, 미국과의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한편, 싱가포르 역시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자국을 통한 GPU 밀수 방지에 나섰다. 싱가포르 무역산업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엔비디아와 같은 미국 기업이 수출 규정을 준수해야 하며, 우리는 미국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AI 반도체 공급망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을 의미하며, AI 칩 수출 제한 조치가 실질적으로 중국의 AI 산업 성장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AI 칩 규제와 정치적 파장
AI 칩 수출 금지 문제는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정치적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도 AI 칩 규제 강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으며,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 모두 엔비디아의 AI 칩 수출 제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중국 하원 특별위원회를 이끄는 존 무레나르 공화당 의원과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민주당 의원은 미국의 AI 칩 수출 통제를 강화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이는 미국 정치권이 AI 기술을 단순한 산업 문제로 보지 않고,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AI 반도체 수출 규제는 향후 미국의 대중국 정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한 규제 조치를 시행할 경우, 엔비디아를 포함한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매출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AI 생태계를 강화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결론 – AI 패권 전쟁의 향방
젠슨 황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은 단순한 기업과 정부 간의 논의가 아니라, 글로벌 AI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경쟁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현재 AI 기술은 국가의 경제와 안보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으며, 이에 따라 미국은 중국의 AI 성장 속도를 늦추기 위해 강력한 수출 규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딥시크와 같은 기업의 부상은 미국 정부가 이러한 조치를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 되고 있으며, 엔비디아는 그 중심에서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AI 반도체 수출 규제를 얼마나 강화할지, 그리고 엔비디아가 이를 어떻게 대응할지가 글로벌 AI 산업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