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을 들이다


이현우




아늑한 두메 시골집에

모락모락 선녀들 내려오면

밥 짓는 냄새 고소하게 퍼진다


정지 구석 쭈그리고 앉아

뽀얀 연기 뒤집어쓰고

지난 기억 하나하나 뽀개서

서걱서걱 불속으로 집어넣는다


시골 원두막 꼬부랑 할머니

귀여운 손주 배고프단 아우성

치맛 끈 동여매고 밥 짓는 소리

정겨운 메아리 되어 울린다


"문둥이 자식,

밥은 뜸 들어야 먹는 거야"


적절한 때 있는 것이다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인내하는 뜸의 철학


지금까지 살아오며

얼마나 뜸 들이며 참았던가

얼마나 푹 익을 때까지

기다리며 살았던가










☆ 정지: 경상도 사투리 부엌이란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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