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트럭
이현우
길 모퉁이 힘들게 서 있는 늙은 짐승
하루종일 얼마나 고단했으면 꾸벅 꾸벅 졸고 있네
모진 세월 겪었던 삶의 주름살 고스란히 새겨놓은
지난날의 서글픈 흔적,
얼마나 참고 참아야만 했을까
매일마다 가득 가득 짊어지고 넘어야 했던 오르막길
무겁다고, 힘들다고 쉴 수도 없었네
감당할 수 없는 삶의 무게이지만
꾹꾹 눌러 인정사정없이 쓸어담은 산더미같은 고통
눈물 쏙빼며 마음아프게 달려온 험난한 인생,
포기할 수 없었다네
쉴 수도 없었다네
온 몸 부서져라 숨가쁘게
헉헉거리며 달려온 모진 세월
이제, 남은 것은 무엇인가
삐그덕거리는 힘없는 다리
흉터 가득한 가난한 몸둥아리
덜덜거리며 달리는 고독한 심장
옛날보다 못하다고 투덜대는
슬픈 잔소리 뿐이라네
☆ ※가족 위해 평생을 고생하신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 아버지를 생각하며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