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프트 하나로 글로벌 무대에 오른 ‘그림 그리기 GPT’
— 텍스트와 창의력의 혁명
글로벌연합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버지니아대학교 이현우 교수
1. 비개발자의 도전, 글로벌 2위의 기록
2025년 5월, 한국의 한 비개발자가 만든 챗봇이 GPT스토어 이미지 부문 글로벌 2위에 올랐다. 그것도 단순한 기술 구현이 아닌, ‘텍스트 프롬프트’ 하나로 기획되고 완성된 챗봇이다. 이름하여 ‘그림 그리기 GPT’. 이 챗봇은 단순한 재미 이상의 파급력을 보여주며 전 세계 생성형 AI 플랫폼의 생태계에 의미 있는 흔적을 남기고 있다.
그 주인공은 이태경. 그는 프로그래머도, AI 개발자도 아니다. 본업은 해외 영업. 그러나 그가 만들어낸 AI 챗봇은 OpenAI의 DALL·E 모델 기반 이미지 생성 기능을 정교하게 활용해 한국어 프롬프트만으로도 고품질의 일관된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게 했다. 단순히 흥미로운 챗봇을 만들었다는 수준이 아니다. 그는 이미 교육 분야에서 ‘챗과장 GPT’를 통해 글로벌 3위를 기록한 이력이 있으며, 이번엔 이를 스스로 갱신했다. 그가 입증한 건 단순하다. 지금 시대엔 개발자가 아니어도, 텍스트만으로도 세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2. ‘텍스트만으로 만든 챗봇’,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상상력
GPT스토어의 커스텀 GPT는 프로그래밍 지식 없이도 텍스트로 챗봇을 만드는 도구다. 핵심은 '프롬프트 설계력'. 이태경 제작자는 이 부분에서 탁월한 감각을 발휘했다. 그는 단지 이미지가 생성되기만 하는 GPT가 아닌, ‘일관된 이미지 스타일’, ‘그림 복원 및 통합 기능’, ‘한국어 프롬프트 최적화’까지 신경 썼다. 이는 단순히 모델에 명령어를 입력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의 목적에 맞는 결과물을 뽑아내기 위한 사용자 경험(UX) 설계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이태경은 말한다. “불과 3주 전만 해도 이미지 생성 GPTs는 관심이 적었어요. 하지만 GPT-4o가 도입되면서 완전히 달라졌죠.” 실제로 GPT-4o는 텍스트, 음성, 이미지 인식 및 생성을 통합한 멀티모달 모델로, 이미지 생성 품질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GPT스토어를 활용한 점에서, 그는 기술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낸 ‘기획자’이기도 하다.
3. 커뮤니티 기반 피드백, 성장하는 GPT의 비결
이태경 제작자가 운영하는 AI 커뮤니티는 그의 또 다른 비밀 병기다. 그는 자신의 GPT를 단순히 만들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실사용자들의 피드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왔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실질적인 요구에 맞는 기능을 반영하고, 챗봇의 직관성과 사용성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다시 말해, 그는 ‘혼자 만든 GPT’가 아니라 ‘함께 진화한 GPT’를 만든 것이다.
기술은 혼자 발명할 수 있지만, 서비스는 혼자 만들 수 없다. 이태경은 이를 잘 알고 있었고, GPT의 발전 과정에 사용자의 목소리를 반영해 ‘살아있는 챗봇’을 만든 셈이다. 특히 GPT스토어는 사용자의 평가와 이용 빈도에 따라 인기 순위가 결정되기에, 이 커뮤니티 피드백은 단순한 개선을 넘어 글로벌 랭킹에도 영향을 주는 핵심 요소였다.
4.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시대의 증거
과거 AI 기술은 ‘전문가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GPT스토어, 노코드 플랫폼, 텍스트 기반 커스터마이징 툴은 AI를 마치 파워포인트나 블로그처럼 일상 도구로 만든다. 이태경의 챗봇 성공은 바로 그 전환점의 상징이다.
그는 말한다. “AI 기술의 대중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지금, 누구나 실용적인 GPT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이는 단순한 자기 만족의 선언이 아니다. 교육, 예술, 창업,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제는 ‘프롬프트만 잘 짜도’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선언이다.
이젠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가 더 중요하다. 기술은 충분하고, 플랫폼도 열려 있으며,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든 도전할 수 있다.
5. GPT 생태계의 미래, 그리고 한국형 AI 창작자의 가능성
이태경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도 커뮤니티와 함께 새로운 GPT를 기획하고, 한국어 기반의 콘텐츠 제작 툴로 확장할 계획이다. GPT스토어는 이제 막 시작된 무대일 뿐이다. 그 안에서 한국어를 기반으로 한 사용자 친화형 챗봇이 글로벌 유저들에게 인정받는 일은 매우 고무적이다.
한국은 기술력 못지않게 창의력과 감성을 갖춘 인재가 많은 나라다. 이태경과 같은 ‘비전공 창작자’들이 등장함으로써, AI 생태계는 점점 더 풍성하고 다양해질 것이다. 이태경은 증명했다. GPT는 개발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것은 누구나, 지금 여기서, 시작할 수 있는 창작의 도구다.
마무리하며
한글로 기획하고, 프롬프트로 창작하며, 글로벌 무대를 향해 나아간 이태경의 ‘그림 그리기 GPT’. 그 성취는 기술의 결과물이 아니라 상상력의 증거다. 이제 다음 도전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프롬프트 하나로 세상과 연결되는 이 시대에, 당신의 상상은 어떤 챗봇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