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사원 패스’, 의료 AI 혁신의 가속 페달을 밟다 – LG AI연구원의 글로벌 확장 전략
글로벌연합대학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버지니아대학교 이현우 교수
1. 새로운 AI 모델이 그리는 의료의 미래
의료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다. 이제는 생명을 다투는 의료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며, 의사들의 진단과 치료를 보조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가운데 LG AI연구원이 선보인 ‘엑사원 패스(EXAONE Path)’는 조직병리 이미지를 AI로 분석하여 암 진단을 혁신적으로 단축시키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 모델이 세계적 GPU 기업인 엔비디아의 의료 영상 특화 플랫폼 ‘모나이(MONAI)’에 공식 탑재되었다는 소식은, 한국 AI 기술의 글로벌 의료 시장 진입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이정표라 할 수 있다.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새로운 진단의 기준을 제시하는 계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 ‘엑사원 패스’가 바꾸는 진단의 시간
기존의 암 진단 프로세스는 복잡한 유전자 분석 과정을 거치며, 짧게는 수일, 길게는 2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시간은 환자와 가족에게 심리적으로도 큰 부담이며, 적기에 치료 방향을 정하지 못해 예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러나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엑사원 패스는 이러한 복잡한 절차를 최소화하고, 병리 조직 이미지를 기반으로 단 1분 이내에 암 여부를 판별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단순한 기술의 진보가 아니라,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돌파구이며, 의료계 전반의 진단 체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혁신적 전환점이다.
3. 모나이와의 결합이 만들어내는 시너지
엑사원 패스의 기술적 우수성은 엔비디아의 오픈 소스 의료 영상 플랫폼 ‘모나이’에 탑재되면서 더욱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모나이는 CT, MRI, 병리 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의 의료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프레임워크로, 전 세계 많은 의료 AI 개발자들이 선택하고 있는 플랫폼이다. 엑사원 패스가 모나이와 결합함으로써, 단일 병리 이미지 분석을 넘어 다중 영상 기반의 통합 진단 솔루션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열리게 되었다. 이는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는 동시에, 다양한 의료기기 및 병원 시스템과의 호환성을 강화하여 실사용 가능성을 한층 높여준다.
4. 글로벌 무대를 향한 전략적 발걸음
LG AI연구원의 전략은 단지 기술력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번 ‘GTC 2025’ 참여에 이어, 오는 5월 30일부터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참석은 그들의 글로벌 진출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다. ASCO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암 관련 학술행사로, 각국의 제약·바이오 기업과 연구기관, 병원이 최신 기술과 임상 성과를 공유하는 장이다. LG AI연구원이 이 무대에 엑사원 패스를 전면에 내세워 참가한다는 것은 기술 신뢰성과 실용성을 세계 전문가 집단 앞에서 검증받겠다는 선언이자,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과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실질적 포석으로 읽힌다. 이러한 전략은 단발적 홍보를 넘어 장기적 파트너십 구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5. 초거대 언어모델과 헬스케어의 융합 전략
LG AI연구원은 단순히 진단 모델 하나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미 자체 개발한 초거대 언어모델(LLM) ‘엑사원(EXAONE)’을 화학, 생명과학, 신소재 등 핵심 분야에 적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헬스케어 영역까지 그 활용도를 넓혀가고 있다. 엑사원은 자연어 이해와 생성 능력을 바탕으로 의료 문서 분석, 진단 리포트 자동화, 신약개발 데이터 해석 등 다양한 의료 및 바이오 업무를 보조하고 있다. 특히 다학제적 연구가 요구되는 바이오 분야에서 LLM의 도입은 인간 전문가의 한계를 보완하는 결정적 수단이 되고 있으며, 이와 같은 복합 AI 전략은 국내 AI 기업 가운데서도 LG가 선도적인 위치에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가 된다.
6. 생명을 향한 기술, 기술을 향한 연대
‘엑사원 패스’와 ‘모나이’의 결합은 단순한 기술 융합이 아니다. 이는 생명을 향한 기술의 헌신이며, 생명과학과 인공지능이 만나 만들어내는 가장 인간적인 결과물이다. 특히 암이라는 치명적 질병에 대한 대응은 인간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며, LG AI연구원이 추구하는 기술의 방향성은 ‘생명 존중’이라는 가치에 근거하고 있다. 기술은 빠르게 진보하고 있지만, 그 중심에 인간이 놓이지 않는다면 결국 공허한 진보일 뿐이다. 이러한 점에서 LG AI연구원이 생명을 중심으로 한 AI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은 의료계와 사회 전체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할 대목이다.
7. 기술을 통한 공공성 확장과 산업적 파급 효과
의료 AI는 단순히 병원 시스템을 혁신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공공 보건, 원격 진료, 저개발국 의료 서비스 향상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엑사원 패스가 오픈 소스로 공개된 것도 이러한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공공 플랫폼을 통해 기술 확산을 유도하고, 세계 각지의 병원이 이를 응용해 각자의 환경에 맞는 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여지를 둔 것이다. 이로 인해 의료 격차 해소와 디지털 헬스케어 민주화에도 중요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8. 미래의 의료를 주도할 LG의 다음 발걸음
결국, LG AI연구원이 진행하고 있는 의료 AI 프로젝트는 단지 하나의 모델이나 기술의 성과를 넘어, 인간의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거대한 흐름 속에 있다. 엑사원 패스를 통해 의료 현장의 실질적 변화를 끌어내고, 모나이 플랫폼과의 결합을 통해 글로벌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며, 초거대 언어모델 엑사원까지 접목함으로써 LG는 AI 기반의 미래 의료를 현실로 끌어오고 있다. 이제 LG의 다음 행보는 ‘단일 기관의 기술 확산’을 넘어 ‘산업 전체의 생태계 주도’로 향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의료 AI 시장의 새로운 표준을 만드는 일로 귀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