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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바꾼 쇼핑의 미래, ‘단골 경제’의 탄생

#AI 산업혁명

AI가 바꾼 쇼핑의 미래, ‘단골 경제’의 탄생

–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사례를 중심으로


글로벌연합대학 버지니아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이현우교수


개인화의 기술, 쇼핑의 미래를 재정의하다


쇼핑은 더 이상 단순히 상품을 고르고 결제하는 일련의 소비 행위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이제 ‘취향의 발견’이자, ‘정체성의 반영’이며, ‘데이터와 신뢰의 순환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2025년 3월, 네이버가 야심차게 내놓은 AI 기반 쇼핑 플랫폼 ‘네이버플러스스토어(네플스)’는 바로 그 진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기존의 대중화된 검색 기반 쇼핑과는 달리, 네플스는 개별 사용자의 소비 이력을 분석해 ‘추천’이라는 알고리즘을 통해 상품과 스토어를 제안한다. 이처럼 ‘AI 추천’은 사용자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을 넘어, 반복적인 구매 행동을 유도하며 점차 ‘단골 거래’라는 구조적 변화를 만들어냈다. 실제로 6월 기준 네플스 앱의 구매 전환율은 기존 네이버 쇼핑 대비 두 배 이상 높아졌으며, 쇼핑 거래액 역시 3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는 점에서 이 변화는 확실하다.


데이터가 만든 ‘신뢰’, 단골 경제의 부상


네플스의 성공을 이끈 핵심은 ‘데이터에 기반한 정밀한 취향 분석’에 있다. 앱을 반복 사용할수록 AI는 소비자의 패턴을 정교하게 학습하고, 그에 맞는 제품과 판매자를 연결한다. 이 과정은 판매자에게는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소비자에게는 ‘시간과 수고를 덜어주는 편리함’을 제공한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정기구독의 증가다. 모모스커피 사례에서처럼, AI 추천을 통해 취향에 맞는 커피를 찾아낸 고객들은 정기구독까지 이어졌고, 이는 월 거래액이 5.8배 이상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는 곧, 반복적 소비 행위가 신뢰와 만족의 결과이며, AI 기술이 그러한 ‘관계 형성’을 구조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AI가 만든 ‘발견의 재미’, 쇼핑은 놀이가 되다


네이버는 단지 정확한 추천에 그치지 않았다. ‘쇼핑가이드’나 ‘발견 탭’ 같은 기능은 소비자가 의도하지 않았던 제품을 만나고, 새로운 취향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른바 ‘우연한 발견의 기쁨’을 설계한 것이다.

이러한 설계는 소비의 감정적 측면을 자극한다.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제안이지만, 그것은 마치 오랜 친구가 “이거 네 스타일 같아”라고 말하듯 따뜻하게 다가온다. 이 지점에서 소비자는 단순한 구매자가 아니라, 스토어와 ‘관계’를 맺고, AI와 ‘대화’를 나누는 존재로 변모한다.


기술의 진화에서 관계의 진화로


네이버 대표 최수연의 말처럼, 네플스는 ‘단골 기반 커머스’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선도하고 있다. 단골이란 반복 구매자 이상이며, 브랜드와의 지속적 신뢰 관계를 맺는 소비자다.

AI가 구축한 이 ‘단골 경제’는 단지 기술의 산물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가진 소비 감정, 즉 발견하고 반응하고 재구매하는 감정의 흐름을 기술이 이해하고 재현한 결과다. 즉, 기술이 인간을 닮아가는 진화의 표본이며, 기술로 인해 인간적 관계가 강화되는 역설이자 가능성이다.


AI 커머스의 다음 단계: 경험의 설계자


앞으로 네플스는 AI 쇼핑가이드를 가전 외의 영역인 골프, 캠핑 등 취향 기반 카테고리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는 AI가 단순히 ‘사고 싶은 것’을 예측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가 ‘원할지도 모를 세계’를 설계하는 존재가 된다는 의미다.

AI는 이제 추천의 기계가 아니라, 경험의 설계자다. 사용자는 더 이상 무작위로 탐색하지 않는다. 대신 AI가 마련해 둔 질서 안에서 새로운 물건과 브랜드를 만나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취향을 확장시켜 나간다.

이제 AI 쇼핑은 ‘단골을 만드는 기술’을 넘어, ‘신뢰를 바탕으로 관계를 형성하고 확장시키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네이버플러스스토어와 같은 AI 기반 커머스의 정교한 실험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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