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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 AI 모델의 새 지평: 15개 컨소시엄

#AI 산업혁명

『국대 AI 모델의 새 지평: 15개 컨소시엄의 불꽃 경쟁과 대한민국 인공지능 주권의 미래』


글로벌연합대학 버지니아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이현우 교수


국가대표 AI 모델, 새로운 디지털 주권 선언


2025년 7월, 대한민국 인공지능(AI) 생태계는 거대한 도약을 준비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국가대표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공모에 국내 유수의 AI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참여한 것이다. 총 15개 컨소시엄이 제안서를 제출하며 예상을 뛰어넘는 뜨거운 경쟁을 벌였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 진보를 넘어, 디지털 주권 확보와 글로벌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읽힌다. 이번 사업은 “글로벌 프론티어 모델 성능의 95% 이상”이라는 도전적 목표를 내걸며, 대한민국이 AI 주권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경쟁 구도,대기업·스타트업·대학의 총출동


참여 컨소시엄은 대기업, 스타트업, 그리고 연구기관이 어우러진 형태로 구성되었다.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LG AI연구원, KT 등 기존의 빅테크 기업들은 자사의 기술력과 플랫폼 기반을 무기로 앞다퉈 참여했다. 이들은 이미 대형언어모델(LLM) 개발 경험과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어 기술적 우위에서 주목받는다.

반면, 업스테이지, 사이오닉에이아이, 모티프테크놀로지스, 코난테크놀로지 등 신생 AI 전문기업들도 뛰어들었다. 이들은 도메인 특화형 AI 및 빠른 제품화 역량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특히 코난 컨소시엄은 고려대, 연세대, 포항공대, KAIST 등 국내 최상위 학술기관과의 연합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의료 AI 기업 루닛, 생명공학 기반의 바이오넥서스, 헬스케어 중심의 정션메드, 마케팅 AI를 내세운 파이온코퍼레이션 등 분야별 특화 기업들이 포진되어 있어 이번 공모가 단일 모델의 경쟁이 아닌, AI 활용성과 확장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평가 기준, 기술력 너머의 전략적 의지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업의 최종 선정을 위해 4단계의 엄격한 평가 절차를 도입했다. ①서류 적합성 검토, ②서면 평가를 통한 10팀 압축, ③발표 평가로 5팀 선정, ④사업비 심의·조정 등의 순서로 8월 초까지 정예 팀을 가려낸다. 여기서 눈여겨볼 포인트는 단순한 기술 성능 외에도 ‘오픈소스 공개 의지’, ‘직접 구축 경험’, ‘도메인 적용 실적’ 등 실질적인 활용 가능성과 공공성과 관련된 기준이 크게 반영된다는 점이다.

AI 모델의 단순 성능 경쟁을 넘어, 실질적 서비스화와 산업기여, 교육·연구·사회적 확산 등 다방면의 파급 효과를 포함한 ‘AI 가치 순환 생태계’ 조성이 핵심으로 부각된다. 특히 솔트룩스, 올거나이즈, 이스트소프트, 롯데이노베이트 등은 독자 플랫폼 확보보다는 연합의 일원으로 시너지를 추구하며 연대형 경쟁 구도를 형성 중이다.


기대 효과, 기술 주권과 산업 연계의 이중 성과


이 사업은 단기적으로는 ‘한국형 LLM’ 개발을 통해 글로벌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목표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AI 생태계 전반의 고도화를 지향한다. 최대 5팀이 선정되어 자원(GPU·데이터·인재) 지원을 받게 되며, 개발된 모델은 올해 12월부터 6개월 단위로 단계 평가를 받는다. 이 과정을 통해 성능뿐 아니라 응용력, 파급력, 확장성 등 다양한 지표를 기반으로 평가가 이뤄진다.

특히 공공 행정, 의료, 교육, 법률, 생명과학, 콘텐츠, 마케팅 등 각 도메인 특화 모델의 개발은 단순히 기술 성과에 그치지 않고, 산업별 AI 솔루션 상용화와 국가 데이터 주권 회복, 국민 서비스 품질 향상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축적된 기술과 자산은 향후 AI 스타트업 생태계에 파급되어 2차, 3차의 기술 확산과 산업 응용을 촉진할 것이다.


결론

한국형 파운데이션 모델, ‘함께 만드는 AI 주권’


이번 ‘국대 AI 모델’ 사업은 단순히 한두 개 기업의 기술 성과로 귀결되지 않는다. 이는 정부, 산업, 학계가 하나의 전략적 목표를 향해 공동으로 설계하고 실행하는 ‘국가 AI 주권 프로젝트’다. 누가 최종 5팀에 이름을 올릴지 예단하긴 어렵지만, 중요한 것은 한국이 글로벌 AI 전쟁에서 독자적인 전략과 철학, 그리고 실행력을 갖춘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AI 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기술을 넘어, 윤리와 공공성, 산업과 교육의 가치를 아우르는 ‘함께 만드는 AI’를 향해 나아가는 이 여정은, 단지 한 번의 사업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미래를 여는 서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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