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미국 친구 대화하는 모습을 바라보니 창밖으로 옛날 기억 새록새록 물안개처럼 떠오른다 오래전 미군부대 앞에서 음악카페를 한 적이 있었다 벽에는 듬성듬성 못을 박아 기타도 걸어두고 아주 단순한 분위기로 장식도 별로 하지 않은 조금 뻔뻔스럽고 어수룩한 조그만 시골 버스정류장 앞에 아담한 카페였다 가난한 손님에게 싼 커피와 악기를 판매하는 가게였다 낮에는 학원 원장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며 바쁘게 살았기에 온 가족이 커피를 팔았다, 어리숙한 바리스타 커피 내리는 커피숍 분위기는 좋았다 화려하지 않았지만 인테리어도 모르는 중년의 카페 사장님 그림 그리듯 페인트를 칠하고 높은 천장, 창가에 분위기 나는 멋진 전등도 사다 달아놓았다 아이들 가르치던 선생님 카페 사장이 된 것이다 카페 유리창에는 악기를 걸어놓고 현수막에는 큰 글씨로 " 여기에서 나오는 돈으로 유니세프 고아들을 돕고 있습니다" 써서 붙이고 나름 좋은 일도 해보려고 노력했었다
가족같이 줄줄이 걸려있던 기타도 팔고 간간히 오시는 손님들에게 커피도 팔고 정기적으로 기타 레슨도 하고 한 번씩 록밴드들 연주도 하는 다목적 퓨전카페를 운영하면서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돈을 많이 벌지는 못했지만 좋은 친구들이 많이 생겼고 낮에는 학원에서 아이들 지도하고 밤에는 카페를 운영하며 꿈같은 시간을 보내었다 지금도 쓸쓸한 밤이면 한 번씩 찾아오던 친구들이 생각난다 기타를 배우러 왔던 학생들 카페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던 필리핀 밴드와 정 많던 미국 친구들 카페 일과 학원일을 도와주었던" Shawn과 Kimberly "모두 그리운 얼굴들이다 만약 내가 나이가 들어할 일이 없어진다면 이들과 함께 조용히 남은 인생 살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상상해본다 미군부대 앞에서 바쁘게 학원을 운영하며 참 많은 미국 친구들을 사귀었다 좋은 친구들도 많이 있었고 가끔 힘들게 한 친구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좋은 친구들이었다 한 번씩 미국 친구들과 바비큐 파티를 하기도 하고 부대에 가서 아메리칸 스타일 스테이크를 먹을 때는 외국여행 간 듯 행복하고 기분도 좋았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질려서 미국 고기 바비큐가 먹기 싫어지기도 했지만 말이다 미국 음식 특유의 질긴 식감과 느끼한 맛 때문에 말이다 집에 돌아오면 한국사람 아니랄까 봐 김치와 밥을 조금 먹기도 했다 음악카페에서는 한 번씩 미국 가족들을 불러놓고 발표회를 했다 나에게는 언제나 잊지 못할 오래전 귀한 사진첩이다 음악카페에서 한 번은 성악을 배우던 미군 군인" Paul" 한국 노래 선구자를 불렀다 한국말을 배우고 노래를 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은은히 음악카페 안에서 울려는 큰 키의 미군 친구가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두 눈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고마운 친구들이 있어 난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며 꿈속을 걷는 듯했다 이 세상에는 다양한 인종, 종교, 언어를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 우리가 선입견을 버리고 내가 그들의 진정한 친구가 되어준다면 그들도 우리의 멋진 친구가 되어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좋은 미국 친구들이 많이 생겼듯이 말이다 혼자 걷는 어두운 밤길, 오늘 밤거리에 바람이 제법 쌀쌀하다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준 친구들이 있어 난 참 행복한 사람이다는 생각에 다시 그때 친구들 만날 수 있다면 향기 나는 커피를 정성껏 준비해서 외로운 마음 만져주는 블루스 한 음악 가득한 추억과 함께 마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