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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선생 Oct 31. 2021

6. 나쁜 습관 단식 선언

그동안 낭비된 수많은 시간에 애도를

들어가며

남들이 보기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내가 어느 정도 회피형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갈등이나 문제 상황을 마주하기 두려워서 피하는 것은 나의 습관이자 특기다. 특히 번역이나 그림 그리기 등 일정 기간 내로 반드시 끝내야 할 일이 있으면 나의 회피형 기질은 정점을 찍는다. 눈앞의 과제를 회피하는 과정에서 생긴 좋지 않은 버릇들도 있다. 오늘은 그 버릇들을 소개하는 동시에 앞으로는 자제하겠다는 결심을 되새겨보려 한다. 



1. 먹방 끊기

사실 먹방은 요즘 핫한 트렌드이기도 하고 먹방을 즐기는 시청자들도 많아서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내 경우에는 먹방이 사람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먹방은 대개 과장되어 있고 자극적이다. 정갈한 가정식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먹방은 찾기 힘들다. 대부분의 먹방은 자극적인 음식들을 한번에 많이 먹으며, 허겁지겁 급하게 먹는 경우도 많다. 그런 먹방을 보고 있으면 왠지 나도 저렇게 먹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퇴근 후 귀갓길에 먹방 영상을 보다가 충동적으로 마트에 들러 온갖 과자나 인스턴트 식품을 사서 바리바리 들고 집에 온 적도 있다. 처음에는 만족스럽다. 하지만 사 온 음식들을 전부 뜯어서 맛보고 있는 나 자신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모를 허탈함과 현타가 몰려온다.


음식은 먹방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맛있지도, 나를 짜릿하고 기분 좋게 만들어주지도 않는다. 먹방 시청으로 내게 남은 것은 비정상적으로 강해진 식욕과 식탐, 그리고 늘어난 지방뿐이었다. 물론 먹방을 보면서도 건강 관리와 체중 조절을 잘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그럴 만한 자제력이 없다고 본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그래서 나는 먹방을 보면서 음식을 적당히 먹는 불가능한 과제를 수행하기보다는 아예 먹방을 끊는 쪽을 선택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즐겨 보던 먹방 유튜버의 채널에 더 이상 들어가지 않고 알고리즘이 실시하는 채널 추천까지 아예 차단하기로 했다. 예전에도 몇 번 이런 적이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마약 같은 먹방 영상을 다시 검색하곤 했다. 하지만 코로나로 운동량이 적어진 데다 식욕까지 늘어서 벌써 적잖이 체중이 분 지금,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기 위해서 먹방을 끊어보려 한다. 



2. 인스타 돋보기 끊기

이걸 뭐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지만, 인스타에 들어가면 아래쪽에 돋보기 아이콘이 자리하고 있다. 이 돋보기를 클릭하면 무작위로 피드를 열람할 수 있다. 그야말로 무작위로 온갖 피드를 보여주는 데다가, 새로고침하면 새로운 피드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하루종일 이것만 보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을 것만 같다. 간혹 도움되는 정보들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삶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쓸모없는 정보들뿐이다. 돋보기 너머로 펼쳐진 막장 시댁 썰이나 소개팅 파국 썰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막장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긴 하지만, 한참 동안 그런 것들을 보다가 인스타 앱을 끄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굳이 남는 것을 꼽자면 인생에 필요 없는 피드들을 보느라 시간을 허비한, 삶과 인간에 대해 좀 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게 된 나 자신 정도일까. 한마디로 시간 낭비에 감정 낭비란 소리다. 


먹방 시청과 마찬가지로, 인스타 돋보기를 보면서도 삶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 있고 시간 낭비를 했다는 자책에 휩싸이지 않을 자신이 있는 사람은 즐겁게 돋보기로 시간을 보내면 된다. 하지만 나는 그런 부류에 들지 못했고, 그럴 자신도 없기 때문에 앞으로 돋보기를 보지 않으려 한다. 



마치며

앞의 두 가지 결심은 이미 몇 번 다짐했다가 무참히 실패한 전적이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실패는 실패가 아니라 성공하지 않은 상태라는 말처럼, 나는 실패를 무작정 실패로만 치부하고 좌절하기보다는 성공을 위한 깨달음을 얻는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 해로운 습관 끊기는 성공할 때까지 도전할 생각이고, 그 습관을 끊음으로써 남는 시간에는 독서를 하거나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커피를 마시며 동네를 산책하거나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부디 이번에는 성공하기를. 실패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곧바로 일어나서 꿋꿋이 걸어가기를.



(끊고 싶은 습관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사진 출처: Healthy Lifestyle Diet and Fitness Heart sign - 스톡일러스트 [76809115] - PIXTA (pixta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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