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한 교육과정의 교육대상인원이 많고 여러 차수 운영되는 대규모 교육일 경우(전사교육 등) 강사가 많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보통 사내 임직원들 대상으로 강사양성과정을 실시하지요.
강사양성과정은 교육과정 개발 안의 또 다른 교육과정 개발이라고 볼 수 있어요. 강사양성과정을 필요로 하는 경우 겉으로 보기에는 교육과정 하나를 개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두 가지 과정을 개발하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shop in shop??) 중요한 것은 강사를 잘 양성해 놓아야 운영이 수월해진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강사양성과정도 본 교육과정 개발 못지않게 정성을 들여서 개발할 필요가 있어요.
강사를 양성하는 활동은 Development 단계에 해당되는 활동입니다. 그런데 강사양성과정 전에 Pilot Course를 실시해서 수정/보완된 교육과정으로 강사양성과정을 해야 해요. 다시 말해 Implementation 단계로 갔다가 다시 Development 단계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간혹 프로세스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Pilot Course 전에 강사양성을 하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얼마 안 지나 수정된 내용이나 방법을 강사들에게 공지해야 하는 몹시 번거로운 일이 생길 수 있어요.
그렇다면 강사양성이 안되어 있는 상태에서 실시되는 Pilot Course는 누가 강의를 해야 할까요? 보통 개발 후 첫 과정은 교육과정 개발에 참여한 SME들이 강의합니다.(Pilot Course에 대해서는 Implementation단계에서 다시 설명드리겠습니다)
1. 강사양성과정의 설계
강사양성과정을 개발할 때에는 어떤 사람들을 강사로 활용할지, 즉 교육 대상자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 표에 정리한 것처럼 새롭게 개발된 교육과정에 대해 내용도 모르고 강의 경험도 없는 사람들(일반 임직원들)을 강사로 활용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강사양성과정을 통해 교육 내용과 강의 스킬을 모두 익힐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반면, 강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할 경우에는 교육내용 숙지에 중점을 두고 강사양성과정을 설계하되, 실습을 통해 실제 강의하는 모습을 확인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추가 코칭을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SME와 함께 교육과정을 개발한 경우에는 교육 내용 자체를 본인들이 만든 것이기 때문에 강의 스킬 중심으로 지원하되면 되고 조금 아쉽다 싶으면성인학습 이론 같은 것을 공부하도록 하는 것도 좋습니다.
2. 강사양성과정의 평가전략
보통 강사양성과정 수강인원은 실제 필요한 인원의 1.2배 정도를 모집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강사양성과정을 실시해도 강단에 세울 수 없는 강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욕이 넘쳐도 도저히 강의가 안 되는 분들도 계시고 품위에 문제가 있는 분들(어휘 선택이 거칠거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비호감인 경우), 또 너무 바빠서 강의를 못하시는 분들도 가끔 계시거든요.
그래서 강사양성과정에서는 평가가 동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강사로서의 기본소양(품위 등), 내용숙지도, 강의스킬 등이 평가항목이 됩니다. 결론적으로는 Pass/Fail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해서 80점 이상은 Pass이고 79점 이하는 Fail... 방식으로 커트라인을 두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고요, 실습(수강생 입장에서는 Test) 시간이 끝난 후 교육과정의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실제 관찰한 결과와 평가표를 참고하여 의논하면서 합격자를 선별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입니다.
3. 강사양성과정에서 필요한 교보재 : 매뉴얼
일반적인 교육과정에서는 보통 강의 슬라이드, 학습자용 교재 정도만 준비하면 되지만 강사양성과정에서는 한 가지 더 필요합니다. 바로 강사 매뉴얼입니다.
강사 매뉴얼은 강사가 강의를 진행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자료들을 모두 포함시킵니다. 우선 개발된 교육과정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어떤 배경에서 개발하게 되었고 어떤 절차를 거쳐서 개발되었는지 즉 과정개발 추진경과에 대한 내용이 들어갑니다. 또, 교육과정 전반에 대한 이해를 위해 교육과정의 설계방향, 콘텐츠, 교수기법, 흐름, 시간계획, 운영전략, 특징 등이 담긴 설계안도 매뉴얼에 포함시키고 강사양성과정이 진행될 때 꼼꼼히 설명합니다.
강사 매뉴얼의 핵심은 강사들의 강의 멘트, 즉 스크립트입니다. 가장 흔하게 활용하는 방법은 강의 슬라이드마다 슬라이드 노트에 강사 멘트를 기입하는 방법이지요.(아래 그림 참조) 특히, 스크립트를 작성할 때는 작성자 본인(개발자)의 개성을 배제하면서, 누구나가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유의해야 해요. 작성자 자신만이 쓸 수 있는 독특한 유머를 포함시키거나, 자신만이 설명 가능한 사례를 넣게 되면 강사들이 소화하지 못하는 어려움에 처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강의슬라이드와 슬라이드노트]
4. 강사양성과정의 운영
강사양성과정도 본 과정 못지않게 신경을 써서 운영해야 합니다. 특히 강사양성과정은 교육담당자와 미래강사 간 상호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교육담당자는 강사후보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해요. 교육기간 중 강사후보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강사로서의 기본 소양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간혹 강사양성과정이 진행되는 중 강사들로부터 교육내용에 대한 수정 요청이 있을 수 있는데, 수용해야 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잘 구분하여 대처해야 합니다. 강사가 자신의 스타일에 맞지 않아서, 혹은 본인이 이해가 안 되어서 교육과정을 바꿔야 한다고 무리한 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5. Follow up
강사양성과정을 수강했어도 살짝 아쉬움이 있는 강사후보들의 경우 바로 강단에 세우지 않고 실제 교육과정이 진행될 때 타 강사의 강의를 참관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강사양성은 1회로 끝나기도 하지만, 일정기간을 거쳐 교육과정을 업그레이드한 경우 강사보수교육을 실시하기도 합니다. 보수교육을 통해 초기 강사양성과정 실시 당시와 달라진 교육내용이나 진행방법을 공유하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