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는곳에서 행복감을 느끼다.
아이들 자유수영을 넣어놓고 여유로이 앉아 따뜻하고 꼬순 라테 한잔을 들고 여유를 즐겨본다. 수영장 2층에 마련된 자리 중앙에 자리를 잡았다. 한쪽에는 여성 두 분이 아이들 이야기를 재미나게 하고 있다. 남편은 책을 더 대출해야 한다며 도서관으로 향했기에 혼자만의 시간이 가능해졌다. 홀가분하다. 행복감이 밀려온다.
찰랑이는 물살 속에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간다. 그중 내 눈에 쏙 들어오는 귀여운 내 새끼들. 이렇게 한걸음 떨어져서 보면 참 많이 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가끔 눈이 마주치면 손 흔들어주기 그것으로 된다. 고요한 시간과 커피 즐거운 읽을거리가 참 감사하고 귀한 시간이다. 별 탈 없이 잘 자라준 고마운 마음과 같이 수영장 들어가자고 하지 않고 오롯이 혼자 내버려 둬 줌에 감사함을 느낀다. 그간 키워낸 내 노고도 새삼스레 떠올려본다. 감자기 뭉클함이 밀려온다. 고개를 들어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애쓴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아름다운 것을 보거나 행복감이 들면 눈물이 난다.
나는 꼼꼼하지 못한 성격이라 주변을 챙기는 게 어렵다. 아이 둘 방과 후 수업이나 준비물 등을 챙기는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을 뿐 다른 것들은 놓치는 것이 다반사다. 주변 친구들도 살뜰하게 챙기지 못한다. 생일이나 기념일도 꼼꼼하게 챙기지 못하는 편이라 그걸 이해하는 사람만이 내 주변에 남았다. 내뱉고 보니 참 무책임한 말이구나 하고 깨닫는다.
글을 배워보고싶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듣게 된 강의로 맺게 된 귀한 인연들이 있다. 톡방 가득 채워지는 글들을 일상을 지내다 보면 놓칠때가 많다. 한 번씩은 나도 이야기속에 들어가고 싶은데 누군가의 글에 내가 이런 답을 달면 다른 사람이 어쩔까 저쩔까 생각하다 글 쓸 타이밍을 놓치기도 하고, 위로랍시고 하면 도움이 안 될까 봐 혼자 고민하다가 그만두기를 반복한다. 얼마 전에 지역모임을 가졌는데 마음의 여유도 없고 이런저런 이유로 참석하질 못했다. 다음번에 좀 더 가까운 곳에 모임이 만들어지면 꼭 참석해 보리라 마음을 먹어본다. 그 카톡방은 오고 가는 이야기가 참 반짝인다. 그곳에 내가 속해 있다는 게 참 감사하다.
내달리는 듯 바쁘게 살아가는 것 같지만 돌아보면 계속 그 자리에 있단걸 요즘은 뼈저리게 느낀다.
하지만 그저 주어진 오늘을 하루살이처럼 살아내면 내일이 온다는 사실이 참 좋다.
부족하지만 엄마라고 불러주는 보석 같은 두 아이.
티격태격 동갑내기라 다툼은 있지만 늘 내편인 남편.
심심해서 전화했다며 점심시간마다 전화 걸어오는 우리 아빠.
늘 우리 걱정만 하고 사는 시어머니.
글쓰기를 멈추지 않도록 같은 길로 안내해 주는 반짝이는 등대님들.
내 이야기 들어주고 걱정해주는 친구들.
손님이 없어서 아쉬운 날도 많지만 열심히 글 쓸 수 있는 장소가 되어주는 내 가게 내 아지트.
이렇게 고마운 것들이 많았구나.
말토시하나만 바뀌어도 세상이 달라지게 할 수 있다.
손바닥의 앞과 뒤도 한 몸이요 가장 가까운 사이지만
뒤집지 않고는 볼 수 없는 가장 먼 사이기도 하다.
사고의 전환도 그와 같은 것이 아닐까?
뒤집고 보면 이렇게 쉬운걸 싶지만 뒤집기 전에는 구하는 게 멀기만 하다.
나도 고마운 이들에게 살리는 말 한마디를 건네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의 박완서 작가님 친구처럼 같은 말이라도 듣는 사람이 '휴 다행이다. 그렇지?' 하고 안도하는 대답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많고 많은 감사한 것들에 대해 내가 할수 있는 보답이라치면
이번엔 내가 편안하게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되는 것.
걱정거리를 늘어놓았을 때 해결책을 내놓는 것에 앞서 마음을 알아주며 공감해 주는 것.
그것이 내가 속한 세상을 달라지게 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