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오래 미뤄두었던 선택으로 새해를 시작합니다

by Helia

오래 고민만 하던 선택을, 마침내 실행에 옮긴 채 새해를 맞았습니다. 2026년의 첫날, 다시 이 공간에서 인사를 남깁니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또 글을 읽는 사람으로서 머물던 이 자리에서 한동안 말을 아껴왔던 시간들까지 함께 꺼내어 놓아 보려 합니다.
연말까지 휴재를 하며 저는 아주 단순한 일상을 살았습니다. 정해진 목표도, 마감도 없이 먹고 자고 쉬었습니다. 하루를 버텨내기 위해 무언가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은 생각보다 오랜만이었고, 그 평범함은 조용히 마음을 붙잡아 주었습니다. 글을 쓰지 않는 동안에도 문장들은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멀리서 천천히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잘 쉬었고, 무사히 지냈습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연말이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오래 미뤄두었던 선택 하나가 계속 마음에 남아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지금은 아니라는 핑계로 접어두었던 일. 새해를 앞두고 저는 그 선택을 더 이상 미루지 않기로 했습니다. 방통대 입학을 위해 서류를 제출했고, 이제는 새해의 합격 발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시에 독학사 준비도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늦은 출발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충분히 숙성된 결심이었습니다.
공부를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일이 아니라, 삶의 리듬을 다시 정렬하는 일이라고 느낍니다. 이해하지 못한 채 지나쳤던 문장들 앞에 다시 서고, 알면서도 외면했던 질문을 마주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체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급해지지 않기로 했습니다. 결과보다 과정을 믿어보는 쪽을 선택하고, ‘공부하는 사람으로서의 나’를 천천히 다시 만들어가 보려 합니다.
글에 대해서도 같은 마음입니다. 새해의 목표 중 하나는 단독출간입니다. 막연히 언젠가 이루고 싶은 꿈이 아니라, 이제는 구체적인 계획으로 다가온 목표입니다. 빠르게 완성하는 것보다 끝까지 가는 것을, 반짝이는 문장보다 오래 남는 문장을 선택하며 한 권의 책으로 이어질 이야기들을 준비하려 합니다. 그 과정에서 흔들리기도, 멈춰 서기도 하겠지만 이번에는 포기하지 않는 쪽을 택하고 싶습니다.
이 공간을 통해 만난 작가님들과 구독자분들께 늘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성실히 써 내려간 문장들이 있었기에, 또 그 문장을 조용히 읽어준 시선들이 있었기에 이곳은 계속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서로의 글이 큰 소리로 응원하지 않아도 충분히 힘이 되어주는 커뮤니티, 그 느슨하지만 단단한 연결을 저는 오래 좋아해 왔습니다.
2026년에는 더 솔직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잘 쓰려는 욕심보다 끝까지 쓰겠다는 다짐으로, 비교보다는 지속을 선택하며 이 자리에 머물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신호가 되었으면 합니다. 각자의 속도는 다르지만,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문장을 붙잡아도 괜찮다는 마음을 나누고 싶습니다.
새해에는 조금 더 오래 쓰고, 조금 더 깊이 읽으며 각자의 자리에서 무사히 걸어가기를 바랍니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그러나 지나온 시간을 부정하지 않은 채로. 2026년의 첫날, 이 공간에서 다시 만날 수 있어 기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