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밤, 나는 나에게 말 걸었다.

불면이라는 이름의 작은 쉼표

by Helia

일찍 잠들겠다는 다짐으로 이불을 폈다. 따뜻한 차 한 잔으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잔잔한 음악까지 틀어놓았다. 오늘만큼은 꼭 숙면을 취하리라 생각했지만, 이상하게도 눈꺼풀은 무겁지 않았다. 눈을 감아도 내 안에서 무언가가 웅성거렸다. 억지로 잠을 청할수록, 깨어 있는 나 자신이 더 또렷하게 느껴졌다.

생각은 끝도 없이 이어졌다. "내일 해야 할 일이 뭐지?", "오늘은 뭘 제대로 해낸 걸까?" 하루를 돌아보던 시선은 곧 내일을 걱정하기 시작했고,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나는 길을 잃었다. 지나간 실수와 후회,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불안이 뒤엉켜 나를 잠자리에서 밀어냈다.

잠들지 못하는 이유는, 어쩌면 내 안의 소음 때문일지도 모른다. 낮에는 미처 듣지 못한 감정들이 밤이 되면 몰려와 문을 두드린다. 그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는 이 시간은, 단순한 불면이 아니라 나를 마주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괜찮아, 너무 완벽하려 하지 마."
"그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어."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면 돼."

낮에는 미처 건네지 못한 다정한 말들을, 나는 이 밤에야 나 자신에게 속삭인다.

불면의 밤은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그 속에서 나는 나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잠들지 못했다고 해서 하루가 실패한 것은 아니고, 일찍 자지 못했다고 해서 내가 부족한 사람인 것도 아니었다. 그저 오늘은, 조금 더 내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밤이었을 뿐이다.

창밖에서 새소리가 들려왔다.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 밤새 잠들지 못한 시간을 위로라도 하듯, 신선한 바람이 창문 사이로 스며들었다. 문득 창을 열어 공기를 깊게 들이마셨다. 이 밤은 더 이상 나에게 적이 아니었다.

불면은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이해하도록 이끄는 조용한 초대였는지도 모른다. 오늘 밤도 또다시 잠들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괜찮다. 나는 이 밤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이 밤 속에서도 살아가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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