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마의 Mar 30. 2017

행당동 만두전빵 이야기 (1)

식당이라는 목표 그리고 전략전 선택 만두

   아직도 유오근 대표를 처음 만나던 날이 생생하다. 모임 자리에서 처음 뵙게 되어 크게 이야기를 많이 주고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인사를 나누면서 받았던 명함에 "만두전빵" 이라는 가게 이름과 함께 캐릭터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무슨 캐릭터 사업을 하시거나 같이 하시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캐릭터가 좋아서 직접 디자인을 구입하신 것 이었다. 보통 매출을 올리려고 인테리어에 돈을 쓰거나 메뉴개발을 하는 분들이 대부분인 가운데 정말 생각도 못하게 캐릭터에 대한 투자라는 의외성이 강하게 남았던 기억이 난다.


   이런 비범한 생각을 실행에 옮기신 분은 어떤 색깔의 식당을 운영하실지 문뜩 궁금해질 때 였다.


 




   1980년대 후반, 잘 다니기만 하면 미래가 보장되어 있을 정도로 능력있는 회사생활을 하던 그가 돌연 사표를 던졌다. 그리고서는 수 많은 일 중에서 힘들다고 손 꼽히는 분야 중 하나인 외식업, 그것도 위험부담을 끌어 안고가는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돌연 그런 선택을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세간에 들리는 소문처럼 식당 장사로 부자가 되고 싶어서였을까?


   하루는 출장 차 일본에 건너가 있던 어느 날 늦음 밤 거리를 걷던 중 식당에서 장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노 부부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큰 정원딸린 집에 사는것도 아니고 고급 외제차를 타는 그들은 아니었지만 문뜩 돈이나 집 땅과 같은 물질적인 유형의 가치들 보다 하나의 식당 그리고 그 식당을 운영하면서 평생을 생계를 충족하며 살아가는 그들이기에 내 자녀들에게도 그런 무형적이고 지속 가능한 가치를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머지 않아 이 생각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계획을 실행하게 된다.



   귀국 후 사직서를 출사표 처럼 생각한 그는 이후 3년 여 간 식당 창업과 관련한 공부와 함께 준비를 하여 드디어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5만원짜리 첫 가게를 오픈하게 됐다. 긴 시간 동안 철저한게 준비한 가게임에는 틀림 없었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현실은 냉정했다. 야심찼던 첫 번째 식당은 냉면 양념장의 비법만을 하나 건진 채 문을 닫아야만 했다.


   하지만 이대로 마냥 포기할 수는 없었다. 자식들에게 물려 줄 유산이라는 확고한 목표를 위해서 시작한 만큼 남 부끄럽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는 튼튼하고 굳건한 가게의 기반이 잡혀야 했기 때문이다.



 

 현재의 만두전빵을 위한 만두라는 아이템은 사실 예전부터 꾸준히 잡아오던 아이템이었다. 현재의 만두전빵이 있기에 앞서 두 번째 가게를 열 때 역시 주 메뉴는 만두였고 유명 손 만두 장인에게 만두를 배우러 갈 만큼 만두에 대한 사랑이 뜨거웠으며 전략적인 이유 또한 가지고 만두라는 아이템을 고민해 오고 있었다.  


  복잡한 이유는 아니었다. 식당 장사를 한다는 것 또한 결국 이익이 남아야 먹고 사는 일이라는 것을 지난 경험으로 충분히 깨달았고 전략이 포함되어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지금에서야 보면 식당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적용될 수 있는 전략들이 정말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당시 유오근 대표는 "음식" 그리고 음식에 대한 "효율적 마진"으로 승부를 보고자 했었다. 수익률이 좋은 음식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을 하면서 찾다보니 밀가루 음식을 만나게 되었는데 단순히 밀가루 음식만 해서는 경쟁자들에게 따라 잡히기 쉬울 것이라는 판단에 기술이 필요한 만두를 결정하게 되었다.



  일반 공장에서 나온 만두야 받아다 쓰는게 전부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진입 장벽이 낮지만 손만두의 경우 전혀 달랐다. 만두 피 부터 소 까지 직접 만들어야 했고 항상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려면 경험적인 노하우 또한 필요한 음식이었다. 다시 말해 처음에 배우기 어렵고, 기술이 익어 자리가 잡히면 쉽게 따라할 수 없는 딱 찾던 그런 음식이었다. 


   하지만 만두에 대한 기술을 연구하고 배운다 하더라도 식당이라는게 하루 아침에 완성될 수는 없었고 음식만 있다고 식당완성의 전부가 아니었다. 음식이 있다 하더라도 장사를 할 가게와 각종 집기들이 필요했다. 당시 유오근 대표가 수중에 가진 돈은 얼마 되지 않았다. 재 도약을 위한 자금 마련이 필요했다.


  사실 이 문제는 창업자의 대부분이 겪는 필수 코스같은 문제다. 다양한 방법들을 통해서 자금 마련이 가능하지만 유오근 대표의 경우는 돈 보다 더 값진 친구들의 도움으로 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


  “제가 당시 이것저것 쓰기도 했고 돈을 많이 모아 두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친구들을 잘 둔 덕에 친구에게 창업 자금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죠. 아마 친구들의 금전적 도움이 없었더라면 어려웠을 껍니다.”


   이렇게 친구의 도움을 통해 자리 잡은 곳이 인천 검단의 지하 스넥코너였다. 처음 걱정과는 달리 어느 정도 장사를 할 수 있었다. 입지에 대한 확신도 들었다. 그러나 유오근 대표는 혼자서 영업을 하면서 외로운 길을 걷고 있었고 그 혼자라는 사실이 매출에 한계를 보였다. 그에게는 “혼자”가 아닌 “같이”로 한계를 돌파할 동반자가 필요했다. 






행당동 만두전빵 이야기 (2) 에서 계속


































































작가의 이전글 그 사람이 있어야만 하는 가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