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보이는 것들

by 헬렌 리

주르륵

콧물이 쉴새없이 나오고

비염증세가 날로 심해지나 싶더니

운전 중에 현기증을 느끼고

오전 중에 오한이 들어

비타민주사가 고픈 하루가 열렸다.

근래 들어

알약 상시 복용자였으니,

내 몸이 슬.펐.다.


면역력이 약해지고

다치고 아픈 게

몸뿐일까.

만사가 귀찮고 홧증이 나던 요새,

몸이 아파서가 아니라,

마음이 찌들어서

아픈가.

안녕

# 뜨거운 스팀밀크와 함께 진한 에스프레소 캡슐을 추출해 내려 마시고도,

10여 년전 인도 델리에서 몸살감기로 몸져 누워 있을 때,

전날 외국인에게 따뜻한 미소로 고기 카레와 수프를 내 오던 그 미소를 잊지못해

혹여나하고

어제와 같은 스프를 포장해달라고 손짓발짓함에도

선선히 내 주던

레스토랑 주인의 고마움이,

양배추 스프의 뜨끈함이

추억을 다시 꺼내오는 것만으로도

힘내도록 부추긴다.


# 사무실에시 인쇄물 정리를 하며

노트북과 마주하는 오늘도,

부러 전화를 걸어

" 나 아퍼~~~ "하고 징징대는 콧소리에도

친구의 다정한 말 한마디와 수다만으로도

오후를 견딜 수있을 힘이 조금 더 보탠다.


"이를 어째! 아무것도 하지마! 푹 쉬어 . "


무언가를 오늘도

하고 있지만,

쉬라는 말과

이를

채우는 글만으로도

나는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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