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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렌 리 Oct 25. 2016

아프니까 보이는 것들

주르륵

콧물이 쉴새없이 나오고

비염증세가 날로 심해지나 싶더니

운전 중에 현기증을 느끼고

오전 중에 오한이 들어

비타민주사가 고픈 하루가 열렸다.

근래 들어

알약 상시 복용자였으니,

내 몸이 슬.펐.다.


면역력이 약해지고

다치고 아픈 게

몸뿐일까.

만사가 귀찮고 홧증이 나던 요새,

몸이 아파서가 아니라,

마음이 찌들어서

아픈가.

안녕

# 뜨거운 스팀밀크와 함께 진한 에스프레소 캡슐을 추출해 내려 마시고도,

10여 년전 인도 델리에서 몸살감기로 몸져 누워 있을  때,

전날 외국인에게 따뜻한 미소로 고기 카레와 수프를 내 오던 그 미소를 잊지못해

혹여나하고

어제와 같은 스프를 포장해달라고 손짓발짓함에도

선선히 내 주던

레스토랑 주인의 고마움이,

양배추 스프의 뜨끈함이

추억을 다시 꺼내오는 것만으로도

힘내도록 부추긴다.


 # 사무실에시 인쇄물 정리를 하며

노트북과 마주하는 오늘도,

부러 전화를 걸어

" 나 아퍼~~~  "하고 징징대는 콧소리에도

친구의 다정한 말 한마디와 수다만으로도

오후를 견딜 수있을 힘이 조금 더 보탠다.


"이를 어째! 아무것도 하지마!  푹 쉬어 .  "


무언가를 오늘도

하고 있지만,

쉬라는 말과

이를

채우는 글만으로도

나는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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