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우스 디자이너의 창작 권리는 어디에?
“나는 디자이너이다. 아니 디자이너였다.“
나에게도 저작권에 민감한 시기가 있었다.
내 창작물을 타인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권리를 주장하는 일.
그렇게 내 창작물의 권리를 주장하는 일, 저작권.
저작권은 세상에 탄생하는 즉시 발생한다.
권리를 주장하는 일은 간단하다. 내 창작물임을 공증하거나 그 사실을 증명하면 된다.
하지만, 내 첫 번째 디자인은 팀장님이 색상을 다르게 지정해서 다른 디자인으로 만드셨다.
내 두 번째 디자인은 또 다른 팀장님이 부분을 변경하여 다른 디자인으로 만드셨다.
내 세 번째 디자인은 경쟁사에서 유사 디자인으로 제품이 출시되었다.
회사는,
안에서 창작되는 디자인이 누가 만들었는지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건 아마도 어떤 디자이너의 창작물이던, 결과물은 회사의 귀속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누군가는 이득을 취하고 누군가는 쓴잔을 마신다.
내가 저작권을 주장한들 친한 동료들만 알아줄 뿐,
모두 강 건너 동네 불 구경하듯 한다.
“부하 직원 업무를.. 설마?. 그 사람 왜 그래?“
”도둑질이네 … 능력 없으면 그만둬야지 “
그랬었다. 내가 만든 창작물에는 내 이름이 없었다.
실적은 다른분이, 디자인에는 회사 이름이 있었다.
17년 직장 생활 동안 저작권 교육을 수도 없이 받았지만, 나는 권리 주장은 할 수 없었다.
회사란 곳은 ‘사내 질서’니 ‘상식’이니 하는 말로, 저작권 문제를 슬쩍 넘기려 했다.
말은 안 해도 ‘위에 말 잘 들어야 한다’, ‘다 같이 움직여야 산다’는 분위기가 늘 깔려 있었고,
개인의 권리 같은 건 거기서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남의 시선을 그렇게도 신경 쓰는 ”나 “ 라서… ,
권리 주장은커녕 술을 마시고 동료들에게 푸념을 늘어놓고 위로를 받으며 40세 중반인 지금까지 버텨 왔다.
저작권의 의미가 사회적 통념보다 더 크게 일반적인 상식이 될 때, 그리고 저작권이라는 장치가 자동화가 될 때, 그때는 우리 모두가 저작권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끝으로 아쉬운 마음을 담아
”내가 창조한 창작물들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이제부터라도 잘 챙겨볼게 “
※ 이 글은 제가 겪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이야기입니다. 이 글의 바탕이 되는 이야기를 브런치 스토리에서 “당신의 자리는, 안녕하십니까?” 연재글로 매주 금요일에 발행하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로 오시면 볼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pos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