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싸맨 Sep 10. 2020

여러분을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입니까, 바람입니까.

코로나 블루를 벗어나는 마음 심리 방역 백신

어느 맑은 봄날,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는 나뭇가지를 보며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것입니까 바람이 움직이는 겁니까?

- 영화 '달콤한 인생' 오프닝 내레이션 中





코로나 블루, 코로나 앵그리, 코로나 우울증..


올해 초, 갑작스럽게 세상에 나타난 바이러스 하나가 만들어낸 것은 단순히 확진에 대한 공포만이 아니었다.

수많은 사회의 변화를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마음에도 깊게 침투하며 신조어를 양산했다.


통금 시간을 겪어보지 못한 세대들도 밤 8시 50분이면 식당에서 일어나는 습관을 익혔다.

지난주부터 배송이 며칠 더 걸리는 기현상(?)에도 그럴 수 있다며 인내심을 보이고 있다.



매월 고정적인 날짜에 월급을 받지 못하는 자영업자 분들에게는 인내심의 한계가 찾아온 듯하다.

평소 밤 9시가 넘어야 매장이 활발해지는 매장들, 코로나 여파로 휴업을 경험한 분들.


매출은 떨어지나 고정비는 그대로.

한없이 떨어지는 매출을 붙잡을 또렷한 방도를 찾지 못한 채 손님에게 메뉴판 대신 출입 명부를 건네는 그 마음.



거리두기 2.5단계 열흘째.

그렇게 우리는 바이러스가 깔아놓은 프레임 속에서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반드시 지켜야 하는 고지.

그 고지의 깃발은 바로 '우리의 마음'이다.




2월에는 가만히 있다가 영문도 모른 채 한 대 맞았습니다.
그런데 8월에는 맞은 데를 또 맞으니 더 아픈 게 아닐까요.

얼마 전 언론에도 많이 나오셨던 모 프랜차이즈 대표님과의 인터뷰에서 들은 인상적인 비유.


그 대표님은 이어서 마음의 단단함을 강조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 19. 여러분의 잘못으로, 여러분의 부족함으로 이렇게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 의기소침하면 안 된다."


"인생이 꽃길만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그렇지 않다. 항상 위기는 찾아오지만 환하게 웃는 기회가 온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 이럴 때일수록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분명히 이 시간도 지나갈 것이고, 각각에게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뼈까지 전해지는 소중한 조언과 함께 똘똘 뭉쳐서 위기를 극복하자며 '힘'이라는 단어를 건네주셨다.



우리는 봄의 걱정을 기억하고 있다.

여름이 되면 무더위와 땀 때문에 마스크를 어떻게 쓰고 다니냐고.


하지만 하늘을 보라.

가을의 높고 서늘한 하늘은 어느새 우리를 찾아왔다.





직장을 다닐 때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후배들이 면담을 신청해오면 항상 해주던 말이 있다.


자신감은 잃어도 괜찮아.
하지만 네 자존감까지 가도록 그냥 놔두지는 말자.
그만큼 너 자체는
지금 상황이 어찌할 수 없는 소중한 존재니까.


극복하고 있다.


여러 어려움이 찾아왔고 또 찾아올 것이다.


공동체 의식과 안전, 방역의 키워드.

서두에 언급한 힘 빠지는 신조어와 함께 계속 치고받으며 강해질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강해질 것이다.

 


그러니,

마스크로도 가릴 수 없는 여러분 마음을 더욱 잘 바라보고, 잘 달래주도록 하자.


마음 방역과 심리 방역은 나를 챙기고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는 일상을 버티는 체력과도 연결된다.

걷자.

정면을 응시하고 당당하게 팔을 흔들며 하루에 만보씩 걷다 보면 마음 근육도 단단해진다.



어쩌면 지금 당신은,

찾아오지 않은 상황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잘 돌아보자.


그것이 실체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내 마음이 만들어낸 허상인지를.



이를 이해하면 여러분의 마음은 더 편안해질 것이다.





어느 맑은 봄날,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는 나뭇가지를 보며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것입니까 바람이 움직이는 겁니까?"


스승은 제자가 가리키는 것을 보지도 않은 채 웃으며 말했다.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뿐이다.


- 영화 '달콤한 인생' 오프닝 내레이션 中

작가의 이전글 플라시보 효과 vs, 노시보 효과. 당신의 선택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