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자주 느끼는 감정인데, 생소하기도 해서 기록해 보는 감정이다. 남편을 보면 존경스럽고 멋있는 부분이 많다. 물론 그 반대로 실망스러운 감정을 느낄 때도 있고, 미움이 커질 때도 있는 게 부부 사이의 흔한 감정선이고, 나 역시 그렇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최근에는 남편이 너무 부러워서, 얄미웠다. 왜 이런 감정이 드는 걸까? 첫 번째로 남편은 일을 즐겁게 한다. 월요일이 오기 전날 밤, 일하기 싫다고 징징거리거나, 머뭇거리는 꼴을 못 봤다. 게다가 자신감이 있다. 내가 열등감과 자격지심을 남몰래 누르고 있는 동안에도 그는 자신이 결국에는 잘 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니까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
두 번째로 짚어보자면, 남편이 최근에는 일의 성과를 맛보고 있다. 소득으로 증명되기 시작했다. 최근 2년 정도 남편이 그동안 뿌려놓은 씨앗들이 자라고, 첫 번째 열매들을 거둔 것 같다. 물론 씨 뿌리고,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다. 남편은 긴 시간의 호흡으로 수고하며 보람 있는 결실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그 안에 더 깊은 평안과 감사, 가능성과 자신감이 단단해졌다. 그게 부럽지 않을 수가 있나.
세 번째로, 남편은 부모님과 현재, 사이가 좋다. 남편은 화목한 부모님을 보며 자랐는 데다가, 지금도 아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아들을 믿어주는 한결같은 사랑의 부모님을 가졌다. 현재 나에겐 없는 것이다. 남편 생일에 바리바리 음식을 싸 오신 시어머니를 보면서, 그런 시어머니의 밥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남편을 보면서, 시어머니에게 선물을 할 수 있는 남편을 보면서 부러웠다. 서러워서 눈물을 훔쳤다.
네 번째로, 남편은 매우 가정적인 사람이지만, 자기 일 하는 데 있어서 아이들을 케어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가정에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긴 방학을 맞았지만, 그의 일상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반면에 나는 다르다. 나는 원 없이 일에 몰두할 수 있지도 않다. 흥.
이 모든 걸 되짚어보니, 사실 지금 내가 무엇이 결핍되어 있는지, 자기 신뢰가 얼마나 부족한지,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건지 알아버렸다.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오늘도 성실하게 씨를 뿌리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언제 결실을 맺을지 모르지만 불확실한 기다림의 시간을 채워가야 한다. 조급한 마음이 들 때마다, 바라는 바를 생생하게 꿈꾸며 오늘을 즐겁게 살아야 한다. 그날그날 수고하고, 하루의 보람을 느끼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나를 비교하지 말고, 나의 자리에서 나의 결대로 살아가야 한다. 그가 하는 업과 나의 업은 행태가 다르다. 회사원과 자영업자의 차이, 팀원들과 함께 일하는 과 혼자 모든 것을 해야 하는 나는 다르다. 나는 오히려 무명 배우, 무명 가수와 같다. 끝없는 자기 탐색, 이해, 발견을 통해서 상담사로서의 전문성과 인간성 모두 다듬어가야 한다. 상담은 예술과 같다. 기술자가 아니라 예술가이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나의 삶의 전 영역에서 하나의 통합된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 부르심에 합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