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이틀 전의 평화
이가 빠지는 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중대하고 심각한 일인 냥 구부정하게 앉아 그 작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는 앉아있는 도도. 좋아하는 책은 작은 아씨들, 존경하는 인물은 마가렛 대처, 앞으로의 목표와 그에 따른 인생 계획까지 쭉 짜둔 야무지고 당찬 아이가 평소와는 다른 목소리로 말한다. 선생님. 저 이를 빼기 전에는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저 이도 4개 밖에 안 빠졌단 말이에요, 하고 새침하게 말하는데 이 얼마나 아이답고 귀여운지! 친구들은 저마다 내가 빼줄게, 내가 빼줄게 하고 몇몇 아이들은 나는 몇 개 빠졌어 다 빠졌어 서로 키재기 하는데 다들 얼굴에 자부심이 가득하다. 도도는 이가 얼마 안빠졌대, 하니
"아아~ 그러면 무섭지. "
그럼그럼 하는 얼굴로 고개를 다들 끄덕이는데 너무나도 귀엽고 우스워 절로 웃음이 난다. 새파란 가을날, 결혼을 이틀 앞 둔 붕 뜬 내 마음에 가만히 번지는 너의 귀여움. 자꾸만 눈이 가 계속 힐끔거리고 있으니 음! 하고 얼굴에 느낌표가 뜬 너의 얼굴. 빠졌어? 하니 힝 하고는 눈물이 핑 도는지 웃고 있는 빤질빤질한 얼굴이 새빨갛게 익는다. 얼굴은 웃는데 눈이며 코며 새빨개진 귀여운 얼굴. 보건실로 달려가 봉투에 이를 넣어 오더니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다.
"도도 이가 약간 썩었네. "
"아냐 그래도 저정도면 정말 야아아악~간 이다."
하며 옹기종기 모여 이를 바라보는 우리 귀여운 아가들. 어쩌면 잊지못할 가을의 아름다운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