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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 대한 이해, 배려, 공감이 사라진 시대

[그저 플라스틱 쓰레기를 기록했을 뿐인데] 아티스트 솔비

by 박현민

솔비와는 언젠가 매체 행사 당시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급속도로 친해졌고, 이후에도 가끔 축하 거리가 생기면 차(茶)든 술이든, 아무튼 뭔가를 마시는 사이가 되었다. (+생각해보면 솔비는 내 인생 첫 번째 책이기도 한 '연애; 아무것도 아닌, 모든 것'을 발행했을 당시에도, 대한민국 청춘을 대상으로 한 북/연애 토크에도 함께 해주었다!) [토크쇼 박제]


비단 예술 외에도 인권, 동물권, 환경에 관심이 각별한 솔비와 나눈 이야기.


솔비2.jpg 솔비 ⓒ엠에이피크루


―배출된 플라스틱 쓰레기를 9일 동안 기록하면서 어떤 걸 느꼈나?

솔비: 지나치게 익숙해졌다? 플라스틱 쓰레기에 이미 익숙해진 채로 그냥 사는 것 같다. 쓰레기가 나오는 게 '문제'라고 인식을 전혀 하지 못할 정도로. 아예 안 쓸 수가 없지 않나? 이건 어떻게 보면 소비자의 몫을 벗어난 영역에 있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제조하는 사람들이 바꿀 마음이 없으면, 대체할 상품이 없다는 전제하에 소비자는 이걸 구매해서 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니깐. "이런 재질로 만들면 지구가 오염되니 당장 통을 바꿔요!"라고 문제 제기를 한다고 생각해보라. 과연 쉽게 받아들여질까? 문제 제기를 한 사람을 '예민한 사람'으로 치부하지 않을까?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부터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솔비: 맞다. 이건 비단 환경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다고 완전 별개의 문제로 치부할 수도 없다. 타인에 대한 이해, 배려, 공감이 어느 순간 몽땅 사라진 것 같다. 일단 나만 생각한다. 어쩌면 이 문제는 거기에서부터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인간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그 대상이 자연이라고 해서 배려할 것 같은가.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람이, 동물, 더 나아가 환경까지 고려할 리가 없지.

솔비: 단순히 "플라스틱을 쓰지 말자" 이러는 것보다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먼저 인지하는 것. 그게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내가 이번 전시 작업을 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나'라는 사람이 버려졌고, 미디어로 인해 공격을 받고, 악플의 표적이 되고, 이런 모든 것을 아트로 순환시키려 했다. 지금의 자연도 그런 순환이 필요하다. 버려진 것들에 대해 돌아보면 업사이클링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을 거다.



* 인터뷰 전문은 도서 <그저 플라스틱 쓰레기를 기록했을 뿐인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KakaoTalk_20210826_103455441.jpg 도서 <그저 플라스틱 쓰레기를 기록했을 뿐인데> ⓒ우주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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