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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로쿠쌤 Jun 03. 2021

배우자 기도를 아시나요?

크리스천의 결혼관 그리고 배우자 기도

크리스천의 결혼관은 유별나다.

어쩌면 유별나게 특별하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모든 이에게 있어서, 결혼은 한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일생일대의 사건임에 틀림없다. 오죽하면 '인륜지대사'라는 말이 있겠는가. 이렇게 중요한 결혼을 할 때,  크리스천에겐 또 다른 잣대가 있으니 바로 같은 신앙을 가진 배우자와의 만남이다. 혹자는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 혹은 다른 종교인을 품는 아량을 베풀어야 진정한 크리스천이지 않느냐는 말을 하기도 한다.


The second most important meeting in your life is with your spouse.
인생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만남은 배우자와의 만남이다.
(크리스천에게 있어서 첫 번째로 중요한 만남은 바로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기에)

- Pastor Mark Driscoll


왜 꼭 기독교인끼리 결혼해야 하는 건데?

굉장히 중요하고도 일반인들이 보기엔 민감해 보일 수 있는 부분이지만 간단히 답한다면, 성경에 근거한 가르침이기 때문이며 배우자가 주는 결정적인 영향력 때문이기도 하다. 나도 기독교 인이 아닌 지인들과 친구들이 많지만, 결혼만큼은 크리스천과 해야겠다고 작정을 했으니까. 그렇다고 좋아하는 마음도 없는데 신앙 하나로 결혼을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는 모든 크리스천들이 마찬가지일 거다.


물론 크리스천 여성이 불신자 남성과 결혼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 결혼생활은 대부분 힘들어진다. 뿌리부터 다른 시작이라고나 할까? 일단 매주 교회 예배 참석부터가 힘들어져서 결혼 전 왕성하게 교회 봉사를 했던 여자 집사님이 결혼 후에는 겨우겨우 교회 참석을 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게다가 주일성수 즉, 헌금 문제에 대해 이견이 생겨서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쉽게 말해 신앙이 흔들리고 더 자라나기 힘든 환경이 되는 것이다. 시간이 흐른 후에, 남편이 같이 교회에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그 시간까지의 여정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남녀가 바뀐 반대의 경우도 비슷하다. 개인적으로 이런 경우들을 주변에서 많이 봐와서 나도 더욱 배우자에 대한 기도를 하게 된 것 같다.



결혼 전, 성경적 결혼공부를 시작하다

그래서 내 연애사엔 오직 크리스천 형제들만 있었나?

그건 아니다. 아직 철없고 신앙관이 확고하지 못한 시절에는 비기독교인 청년들과 교제도 하고 썸도 타고 '내가 이 사람을 전도하면 되지'라는 매우 안. 일. 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경적인 결혼관이 점차 내안에 뿌리 깊어지자, 크리스천이 아닌 남자들과는 아예 연애를 시작할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지금 남편과 교제하기 전 싱글의 시간이 7년이 훌쩍 넘어갔었다. 싱글의 시기가 오래되자 주변에서는 '왜 교회에서 남자 친구를 찾지 않느냐'고 묻는 경우가 많았다. 참고로, 교회 구성원의 비율은 여자가 훨씬 많고, 남자 청년들의 수가 가장 적다. 또, 누가 봐도 괜찮은 남자 청년들은 대부분 짝이 있다. 이래서인지 높은 경쟁률(?) 탓에 내 자리는 없는 것 같았다. 물론 결과적으로 나도 교회 동생과 결혼했다. 아마도 당시 나보다 어린 자매들에게 나는 공공의 적이었으리라.


배우자 기도, 어떻게 하는 거지?

대학생 때부터 배우자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배우자 기도에 대한 개념도, 해야 하는 이유도 잘 몰랐다. 성경적인 결혼관에 대해 교회에서도 크게 강조하지 않을 시기이기도 했었다. 그러다 대학생 기독교 모임에서 배우자 기도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다뤘고 나도 동참하게 되었다. 어떤 이는 배우자의 외모, 학벌, 성격 등을 무척 구체적으로 짚어가며 기도를 하기도 했고, 새벽기도까지 나가는 친구도 있었다.


내 경우는 어땠냐고? 배우자 기도하는 방법을 몰라 처음엔 헤맸다. 조목조목 너무 구체적으로 기도하면 그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대학생이던 나는, 말씀에 근거하여 성경적인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기도를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배우자와 만날때까지 내 자신이 준비되길 원한다고 기도했다. 아주 막연하게나마 말이다.

 


배우자 기도를 실천한 싱글시절


40일 작정 배우자 기도를 하다

내가 30살이 되던 해. 지금 생각해보니 쓸데없이 심각했다. 그렇게 나이들 지도 않았는데 세상의 모든 고뇌를 다 짊어지는 나이가 된듯한 그때도 여전히(?) 싱글이던 나는 40일 작정기도를 시작했다. 40이라는 숫자가 기독교에선 의미 있는 숫자여서 40일로 정했다. 큰 기도 주제는 앞으로의 내 인생과 결혼. 무언가를 작정하고 결단하여 제대로 기도한 적이 처음이었다. 그만큼 절박했을지도... 마침 해외취업의 기회가 있어서 남자 친구가 없던 나는 마음이 갈팡질팡 하기도 했다. 매일 말씀 묵상과 기도 후, 일기처럼 노트에 기도제목과 응답받은 내용 혹은 감사할 거리들을 적어내려 갔다. 그 기도의 시간이 나에겐 힐링같은 누림이 되었고 나 자신을 돌아보며 정리하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참 감사한 일인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40일 기도가 끝날 즈음애 지금의 남편과 교제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나 40일 기도 후에 이 남자와의 결혼에 확신이 섰어.

친구 D에게 이렇게 연락이 왔다. 결혼의 필요성을 잘 모르겠다며 믿지 않는 남자와의 교제도 서슴지 않던 그에게 최근에 일어난 일이다. 약 2년 동안 이 친구의 결혼과 배우자에 대해 합심기도를 했고 얼마 전 교회 청년과 소개팅을 했다고 했다. 처음엔 소개팅남의 맘에 안 드는 조건을 굳이 따지며 의심스런 뉘앙스로 이야기하던 D는, 몇 번의 데이트 후 서로를 위해 40일 기도를 시작했다고 하더니, 그 기도가 끝날 즈음에 저런 고백을 했다. 듣고도 믿기지 않는 상황. '맞아, 크리스천의 배우자 기도가 저런 거였지' 라는 깨달음이 왔다. 그리고 지난날 나의 배우자 기도에 대한 응답도 다시 마주해봤다. 


물론 결혼생활을 시작하면 또 다른 문제가 있을 것이고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갈등이 올 수도 있다. 크리스천이라고 예외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믿음의 뿌리가 같은 두 사람이 한마음으로 헤쳐나간다면 그 어느 가정보다 아름답게 채워나가며 다른 사람을 살리는 가정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그것이 우리 가족이 지향하는 바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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