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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로쿠쌤 May 20. 2021

내 삶은 꽤 특별할 줄 알았습니다

어쩌면 글쓰기가 나와 당신의 삶을 그렇게 만들어 줄지도...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줄 믿고 있던 때가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고 모두들 왜 치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일까? 더더욱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는 성실한 사람이 되어간 듯하다.

그리고 얼마의 성과도 따라오는 듯 보였다.

그러나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어갈수록 크게 튀지 않고 평범하게 사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라는 깨달음이 오는 것은 어쩜일까. 때때로 특별한 인생이 피곤하고 부질없어 보이기까지 하는 지경.



브런치 작가에 한 번에 통과됐다는 얼떨떨한 소식을 듣고 한동안 멍했다.

'이제 작가가 되었으니 글을 써야 하는 거잖아.'

아주 저명하거나, 한 분야에 정통한 권위가 있는 사람들이나 책을 내고 작가란 타이틀을 가지는 시대는 지났다고 한다. 그럼에도, '작가'라는 호칭이 나를 좀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만 같은 기분이 싫지많은 않았다.

그런데 과연 누가 내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줄까? 내가 쓴 이야기를 기다려주고 좋아해 주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고민의 시작. 아마 글 쓰는 모든 이들의 통과의례리라.



잠시의 고민 후, 떠오른 성경구절 하나.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There's nothing new under the sun

 전도서(Ecclesiastes) 1:9

무릎을 탁 쳤다. 맘이 한결 편해진다.


내 글은 전혀 새로운 혹은 획기적인 것이 아니다는 인정을 하고 시작하자.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 나의 경험과 안목은 어쩌면 이미 누군가가 진즉에 비슷하게라도 경험했던 일이겠지. 그래, 내 글은 전혀 새로운 주제가 아니다. 그것만은 확실(?)하다. 


그렇지만 그 주제를 내 관점이 듬뿍 담긴 고유한 스토리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아주 작게라도 차별점이 되지 않을까?




본격적인 글쓰기에 앞서 두 가지 질문을 던져봤다.


그럼, 나는 무슨 이야기를 글로 나눌 수 있을까?

어느덧 가정을 꾸리고 한 남자의 아내로,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는 나.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자신감 충만했던 나의 20대, 대기업 퇴사 후 호주 유학, 영어 비전공자이자 국내파였던 내가 통역을 하는 단계에 이르는 영어 노하우, 대기업, 외국계 기업, 공공기관을 두루 거친 약 10년간의 직장 생활. 줄곧 서울에서만 살았던 내가 어린 두 아이와 함께했던 2년간의 시골살이까지...


내가 보는 나는 너무나 익숙했기에 이런 소재들이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것을 전혀 가늠하지 못했다.

나에게 글이란 단지 기억을 보조하기 위한 기록장치로만 여겨졌다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였겠지.


역지사지를 적용해볼까?   

브랜든 버처드는 <백만장자 메신저>라는 책에서 '사람들이 당신에게 자주 묻는 '그것'이 바로 콘텐츠다'라고 이야기한다. 다른 사람들이 많이 물어보는 주제가 결국 나의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인사이트를 얻으며 마음을 다잡아 본다.



도대체, 나는 왜 글을 쓰고 싶은 걸까?

내가 글을 쓰는 이유라.. 더 깊고 더 본질적인 질문이다.

그것도 일기장이나 블로그가 아니라 브런치라는 글 쓰는 플랫폼에.


그저 개인 기록을 목적으로 작년에 시작한 블로그를 기반으로 sns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블로그를 키우고, 인스타그램을 활발히 하며, 전자책을 쓰고 온라인 스터디 운영에 얼마 전에는 유튜브 채널까지 확장하게 된 나.

불과 1년 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활동들.


그러다 돌고 돌아 다시 글이다. 

어쩌면 나랑 가장 어울리는 공간을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브런치라는 매력적인 플랫폼이 고맙기까지 하다. 기록의 차원이 아닌 그 이상의 글의 힘을 믿는다.

글은 작가의 통찰이 함축되어 있는 정제된 언어다.


글을 통해 마주하는 나. 그것이 기록이든 자기 고백이든 혹은 다짐이든 나를 살리고 치유할 것이란 강한 믿음이 있다. 더불어 그 글을 통해 다른 사람이 도움을 얻고 힘을 얻어 살아난다면 더할 나위 없으리라.

나와 당신을 살리는 글. 그게 초심자의 마음이다.

그 마음으로 글을 쓰며 살아갈 수 있다면 이 글의 제목처럼 '내 삶은 꽤 특별할 줄 알았습니다'의 지금의 결론도 종래에는 바뀌게 되리라 믿어본다.


참, 잊어버릴 뻔했다.

힘 빼고 글 쓰자.

오래 쓰려면, 내가 꾸준하려면.

그리고 나와 당신 모두를 살리는 글을 쓰려면.

우리 모두의 인생이 꽤 특별해질 수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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