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라고 부르는 원단이 있다.
크림색 바탕실에 백사와 금사가 짜인 자카드 원단이다. 꽃 패턴 원단인데 어렸을 때부터 모두가 그걸 “코스모스”라고 부르길래 당연히 코스모스가 그려진 원단이라고 생각했다.
온라인 스토어를 만들면서 상품명을 확정하려고 보니 그제야 그 이름이 생소했다. 이름을 새롭게 지을까 싶었는데, 이름 짓는 것도 일이라서 원래 공방에서 쓰던 이름으로 적기로 했다. 막상 ‘코스모스 반짇고리’라고 적으려 하는데,
“리, 이거 코스모스가 아닌데?”
벚꽃이었다.
원단에 짜인 꽃은 벚꽃이었다.
“어머, 코스모스 아니야? 코스모스같이 생겼는데?”
찾아보니 잎사귀 모양과 숫자가 벚꽃이었다. 이 원단은 예전에 일본에서 수입해왔던 원단이었다고 한다. 그제야, 맞네, 벚꽃이겠네 그럼, 싶었다.
일본에서 생산된 원단은 훨씬 영롱하고 화사하고 예뻤다고 한다. 자카드에 포함된 흰색 실이 좀 다르다나. 그 시절에 어떤 사람이 이 원단이 잘 나가니 카피를 해서 원단을 짰다고 한다. 당시에는 저작권에 대한 개념도 없었거니와 잘 나가는 물건을 카피하는 게 당연한 일이었던, 그런 때였겠다.
그러다 보니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원단은 아무튼 국내 생산된 원단인데, 마마리의 이야기로는 원본 원단보다 탁하다고 해야 할까, 조금 선명도가 떨어진다고. 지금도 이 원단이 일본에서 생산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