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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롱씨 Dec 30. 2016

월 72만원의 노동

첫직장, 첫출근 그리고 첫월급

첫직장. 첫출근. 처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에는 항상 떨림이 동반된다.

첫직장에 첫출근하던 그 날 아침.아직도 기억이 또렷한 2005년 9월1일. 

7년을 만났던 남자친구 생일이 나의 입사일이 되었던 그날.

계동 사옥으로 9시까지 출근한 나는 잠긴 문을 보며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30분정도 입구 계단에 앉아  면접때 기억을 되새겨보며 취업사기를 당한걸까. 생각에 잠겼다.

그러기엔 회사가 너무 멀쩡해보이는데.. 집에가야하나...이런 고민을 하는데

9시 45분쯤 되니 차한대가 들어왔고, 사장님이 내렸다.

나의 첫직장 사장님은 40대 후반의 독신여성으로 카리스마가 넘쳤던 분이였다.

계단을 올라서 문을따며 하던 말. "어제 다들 늦게 가서, 언니들이 아직이야. 우린 보통 이래~"

이 어색한 아침부터 적응해야겠다 생각하며 머뭇머뭇. 그렇게 어색한 첫 직장에서의 근무가 시작되었다.


월급이 얼만지도 모른채 출근을 결정하였고 한달내내 좀비처럼 출근하여 습관처럼 야식을 먹고 

새벽이슬을 밟으며 퇴근하다보니 어느새 첫 월급날이 다가왔다.

월 80만원인 나의 월급은 세금까지 떼고 약 72만원 정도가 입금되었고 

직원이 고작 4명이 전부였던 에이전시에서도 6개월간의 수습기간이 지속되었다. 

6개월동안 내 노동의 가치는 72만원 이였던 것이다.


6개월이 지난 뒤, 자연스럽게 사장님과 연봉협상 아닌 협상을 체결하게 되었고

지방대에서 어떻게 배워서 왔는지 나는 알길이 없으니 니 월급은 이게 최선이다.

라는 말을 들으며 내 연봉은 1400만원으로 책정되었다. 

나의 6개월의 수습은 그렇게 끝이났지만, 내 수습기간은 결과적으로 

사장님조차 암묵적으로 묻어두고싶어했던 착취의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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