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화왕 Jan 06. 2017

‘사각의 링’에 들어서다

“왼손을 곧게 뻗고 그 상태로 한바퀴 돌아라. 그 원의 크기가 너라는 인간의 크기다. 복싱은 그 원을 네가 뚫어서 밖의 것을 쟁취해 오는 것이다.”




영화 ‘고’를 본 사람이라면 가슴에 ‘턱’하니 박힌 대사입니다.

영화에서 아버지는 아들에게 복싱이 세상과 맞서 싸우는 용기이자 도전이라고 가르칩니다. 
두서없이 영화 얘기를 꺼낸 것은 복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해서 입니다.
누군가는 복싱이 웬말이냐며 코웃음을 칠지 모릅니다. 그래서 미리 밝혀두자면 이 글은 복싱을 전면에 내세운 개인의 성장기 정도가 될 것입니다. 


흔히 복싱은 ‘도전’이라고 합니다.
처음 복싱을 시작한 순간이 떠오릅니다. 


2013년 5월의 어느날, 여느때와 다름없이 무기력에 사로잡혀 목적지 없이 동네를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길가에 입간판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에베레스트’란 간판을 내건 복싱체육관이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의 이름을 딴 체육관의 이름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 무턱대고 동경했던 복싱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우연히 TV에 나오는 MBC 신인왕전을 본 적이 있습니다. 경기에서 이기고 환호하는 사람들, 패배에 아쉬워하는 사람들, 마침내 챔피언이 되어 눈물 흘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막연히 멋있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복싱에 대한 관심이 시작됐습니다. 시간이 날때마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영상을 보며 그들처럼 사각의 링 위를 올라보고 싶다는 막연했던 꿈을 꾸기도 하고 MBC신인왕전에서 신인왕을 차지해보겠다는 목표를 정하기도 했었죠.


'에베레스트', 이 묘한 이름이 과거에 가지고 있었던 복싱에 대한 향수를 다시 한번 살려냈죠.


복싱장 안에 들어서자 많은 사람들이 줄넘기를 하고 샌드백을 치고 있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땀 흘리고 우렁찬 기합을 내지리는 사람들에게 단숨에 압도됐습니다. 복싱이 지루하고 반복되는 저의 일상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어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복싱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복싱을 시작했고 어느새 3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제는 더 큰 목표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바로 ‘프로’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가능성은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실력이 모자랄 수도 있고 단순 변심으로 연재를 포기할 수도 있죠. 하지만 힘이 닿는데까지는 이 도전담과 그 주변이야기를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