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주는 사람이고 싶다’는 막연한 바람
문을 잠그고 혼자 서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이유를 중얼중얼 카셋트 테잎에 녹음했다.
싸움과 갈등 속 가족들에게, 어려움 속에 있는 이에게 행복을 주려고 소주를 사다 주었다.
쓸모있게 쓸 수 있었을텐데
낙과야
무엇이 되어 어떻게 행복을 줄래?
앙고라 염소가 와서 맛있게 먹었을까?
먼 하늘 큰 별을 바라는 어린왕자에게 여기 내가 있다고 ‘쿵' 소리를 들려줬을까?
육지 것들이 높이 서 더 많은 것을 탐할 때 푸른 바다의 인어는 눈물인지 짠 바다인지 몰랐을까?
나는 나답게 사는 나의 친구가 되어 나를 돌본다.
새해는 늘 새롭고 봄, 여름 버텨 가을 햇살 차오른다.
다양한 열매들 넉히 익어간다.
낙과
그저 행복을 주는 사람
김경미의 시, <각도>를 읽고
지인들이 나를 생각하며 준 단어들(앙고라, 큰 별, 푸른 바다의 인어, 눈물, 친구, 다양하다)을 가지고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