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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성 베로 Apr 08. 2024

자체 입틀막, 호박고구마 말하다.

예술가 동료분께서 제게 시위도 다녀오고 행동파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저.. 부끄러워사 이런 글을 써봐요. 저.. 할 말 못하고 살아가는 자체 입틀막, 호박고구마에요^^;

고구마1. 춘천 레고랜드와 레고랜드로 가는 100억짜리라는 소문(?)의 춘천대교를 바라보며, 저걸 춘천시에서 만들어줬다는 이야기를 회상하며 이제는 정말 거대 양당체제를 넘어 다당제가 필요하다고 생각만 해왔어요.

고구마2. 문화예술교육 수업 개발하며 아이들과 박스로 만든 큰 배를 만들어 바다에서 페트병 건지기 놀이, 상품이 담겼던 지퍼 비닐을 재활용해서 가방 만들기하며 아이들이 해결할 일이 아니어서 미안해도 말 못했어요.

고구마3. 플라스틱과 비닐 사용 없이 장을 볼 수 있는 <플라스틱 없을 지도>를 그린피스와 함께 만들어도 대형마트, 유통을 변화시키려면 더 큰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필요하지만, 소비자도 생산자로 엮여있는 우리 전반의 시스템이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고도 별 다른 말없이 살았어요.

고구마4. 예술가로서 안쓰려고 해도 내 살림에 도착하는 플라스틱, 비닐 쓰레기로 나를 덥치는 거인을 만들어보려 했어요. 100일간 거인 만들기 충분한 플라스틱이 모이더만 돈되는 일 해야해서 차일피일 미루고요.

고구마5. 돈 못받고 인정 못받고 일했어도 여전히 어떻게 나답게 말해야 하는지 모르는 호박고구마에요.

이제 웬만큼 살아봐서 알잖아요. 세상의 많은 것이 정치적이고 누가 필요하다 말하지도 않는데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는 걸요. 말해도 안될 때가 더 많죠. 한탄만 하고 있지 않으려고요. 뒤로 한 발 후퇴하더라도 다시 두 발 내딛어보려고요. 나를 위해, 내 아이는 없어도 우리가 만나는 아이들을 위해서요. 

함께해요^-^; #기후유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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