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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연 Aug 19. 2024

회사, 어게인

사장님 월급은 0원 9화 : 다시 회사로 가기로 마음먹다.

사업을 시작을 한 건지 만 건지, 망한 건지 실패한 건지 뭐 한 건지... 그런 사업자를 뒤로 하고, 다시 회사에 입사할 마음을 먹습니다. 


사회생활 12년 차,

이직만큼은 자신 있었다.

저는 스타트업을 많이 다녔었고, 그 사이에 중견기업부터 에이전시까지 자잘하게 회사를 여러 번 이직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회사를 이직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크게 없었어요. 그냥 어쩌다 보니, 입사 운이 좋았을 뿐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회사도 만만하고, 저도 만만해서 입사에 큰 어려움이 없던 것일지도 몰라요. 어느 정도의 경력과 어느 정도 적정한 연봉을 요구하는 저... 이직이 너무 잦아서 연봉을 올릴 시간이 없었어요...ㅎ 그래서, 자신 있었어요. 이직만큼은...ㅎㅎㅎ


입사가

제일 어려웠어요.

이직이 잘 될 줄 알았는데,... 대학 졸업 이후로 이직이 이렇게 어려울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코로나 시기여서 그랬던 건지 뭔지 모르겠으나, 이력서를 내는 곳마다 연락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너무 엉성하게 준비를 하나 싶어서, 이력서를 회사 맞춤형으로 디자인부터 새롭게 합니다. 그러니까 겨우.... 한 곳에서 연락이 오더라고요. 하지만 그것도 1차 면접까지만 가고, 떨어져 버렸어요. 그때 또 우울감이 올라오더라고요. 아... 이게 내 현실이구나를 직격타로 맞으면서, 나름대로 또 나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던 것 같아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내고, 입사가 확정된 곳이 생기게 되었어요!.


하하하,

입사 3일 만에 퇴사, 

그 후, 입사 8일 연장 근무 후 퇴사,

후... 어쩌지?

하지만, 입사 3일 만에 퇴사를 하게 됩니다. 제가 선택한 곳은 집에서 멀지 않은 곳, 저의 저녁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는 환경이었어요. 그리고, 면접 시에도 퇴근 후 시간을 보장받고 싶기 때문에, 혹시 이곳이 불가한 곳이라면, 죄송하다고 했지만, 대표님은 절대 퇴근 후의 시간이 보장된다고 하셨거든요. ^^ㅎ 그래서, 전 제가 할 수 있는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겠다고 말씀드렸죠. 하지만, 믿은 제가 호구입니다. 입사 첫날부터 삐그덕 거립니다. 어쩌면 입사 전에 업무를 요청한 회사의 일을 받은 저도 좀 모자랐던 것 같아요. 어차피 입사할 회사니까, 이 정도 업무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주말에 작업을 해드렸거든요. 근데 입사 첫날, 업무 파악도 하기 전에 행사 준비요? 앱을 세팅하라고요?... 첫날부터 예측불가의 업무들과 조금은 무례하다고 느꼈던 언행들이 첫날부터 절 불편하게 했던 것 같아요. 심지어 퇴근 시간... 이틀 내내 8시. 야근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업무 파악도 안 됐는데 이렇게 몰아닥치는 상황이 좀 당황스럽고 싫더라고요. 이틀째 퇴근 전, 대표님의 어처구니없는 혼냄?을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제가 혼난 이유가, 인턴이 저한테 안 알려줘서라고 또 인턴 친구를 불러다 혼내시더라고요?. 그래서 퇴사를 마음먹고, 다음 날 아침 퇴사를 말씀드리고, 그대로 퇴사합니다. 이틀 동안 한 업무들을 정리해 드리고 나왔는데.. 알콩달콩 꽤 업무를 했더라고요. 속상해...ㅠㅠ 2일 치 월급 못 받았습니다.

그리고, 아는 언니의 소개로 일하게 된 곳은 입사 첫날이 금요일이었는데, 금토일월화수목금. 8일 연속 저녁 9~10시 퇴근 후, 또 이건 아니다 싶어서 그만둔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또 바로 이력서를 준비하게 됩니다. 정말 저도 이렇게 짧은 경험은 처음이에요...ㅎㅎ


이 정도 됐으면,

마가 낀 거다.

정말 와... 이렇게 바로바로 그만둔다고? 를 외치며, 스스로에게 엄청난 자괴감을 느낍니다. 내가 이렇게 형편없는 사람이던가?라는 반문도 하게 되며, 자존감이 점점 떨어져 갑니다.

너무 답답해서, 엄마와 철학관을 방문합니다.ㅋㅋㅋ "선생님, 제가 입사가 너~~ 무 안 돼요."라고 말이죠. 그랬더니, 선생님이 입사 운이 올해 없을 때라 뭘 해도 안 됐을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너무 걱정 말라고, 앞으로 한두 달 있으면 입사운이 생기는 때가 온다고 말이죠. 근데, 이 말이 그렇게 위안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또 혼란한 마음을 다잡습니다.


만 2달 동안,

옮긴 직장 3곳.

이젠 정착하자.

마음을 다잡고, 이젠 제발 정착하자고 생각하며, 이력서도 포트폴리오도 열심히 준비해서 면접을 본 곳에 합격하게 됩니다.


하지만, 입사 1달 만에 다시 퇴사를 해야 하나라는 마음이 들었던 순간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그 이야기는 다음 화에서!


제 월급은 오늘도 0원입니다.


누구나처럼 평범하겠지만,

누군가에겐 용기가,

누군가에겐 도움이,

누군가에겐 위로가

되는 이야기가 되면 좋겠어요.


<사장님 월급은 0원> 구독하시고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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