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퍼플슈룹 Jul 08. 2023

"라떼는 말야~"를 재정의하다

'낭만닥터 김사부(8회)'리뷰

아쉬운 마음으로 <낭만닥터 김사부 3>를 보내고 시즌4를 기다리는 나에게 유독 오랫동안 남는 대사가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언제나 주옥같은 대사를 쏟아내며 감동을 주는 드라마였다. 주인공인 김사부는 한때 '신의 손'이라 불렸지만, 원하지 않는 일에 휩쓸려 병원을 떠나야 했다. 지금은 돌담병원에서 은둔생활을 즐기고 있는 괴짜 의사로 나오는데, 시즌 3에서 그가 그토록 바라던 '권역외상센터'도 세우고 말았다. 그리고 서우진, 차은재, 강동주 등 많은 사람들과 만들어가는  이야기 속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김사부를 보면서 배우고 싶은 어른이란 생각이 들었다.


라떼는 말이야!!


라고 말하는 사람을 우리는 흔히 '꼰대'라고 부른다. 꽤나 부정의 이미지를 안고 있는 단어다. 그런데 '낭만닥터 김사부 3'에서 '꼰대'란 말을 재정의 했다. 


총을 겨눈 사람에게서 환자를 지켜낸 신입 의사가 어깨를 으쓱하며 김사부에게 칭찬을 받을 확신을 갖고 자신의 행동을 재차 확인시켰다. 그런데 김사부는 웃으며 뜻밖의 답변을 꺼냈다. "라떼는 말이야~~" 신입 의사는 "김사부도 어쩔 수 없이 꼰대네요"라고 말하자 김사부의 답변은 이러했다.



"사람은 누구나 다 나만의 라떼가
있는 법이야. 그 시절에 라떼를 뺀다면
어찌 지금의 내가 있겠냐! 안 그래?
그러니까 잘 기억해 두시오.
오늘이 너의 라떼 중 하루가 될 테니까!"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라떼를 비난한다. 물론 가당치도 않게 라떼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경우를 제외한다면 김사부가 말하는 라떼는 경험의 종류와 깊이를 뜻하는 것이 아닐까? 누구나 경험을 쌓으며 자신만의 라떼를 만들어 가고 있을 뿐이다. 지금은 경험치가 적고 잘 모르기 때문에 비난을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누구에게나 라떼가 있고, 라떼가 쌓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며, 라떼가 모여 지금의 내가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어떨까? 김사부는 진심을 담아 자신의 마음을 전달했다. 그 모습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시즌 3가 끝났는데도 김사부에 대한 미스터리(첫 제자, 사진 속 김혜수의 정체 등)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시즌3 마지막 장면에서 윤서정의 등장으로 '시즌4도 하겠구나!'라는 기대감을 갖게 됐는데, 어서 빨리 우리 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글을 맺는 이 시점에도 김사부 같은 어른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어쩌면 내가 김사부 같은 어른이 되는 것이 더 빠를지도 모르겠다. 가능할까?

매거진의 이전글 나만 중요한 세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