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본다는 것은
종종 어딘가를 비교적 아무렇지 않게 바라볼 여유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바라보는 현재의 시점이 얼마간 안전한 기슭에 닿아있다는
아늑한 착각을 주곤 한다.
이런 이유도 잦은 돌아봄의 까닭으로 작용했는 바,
착각인 것만은 아니리라.
다른 한편엔 항상
현재에서 지평을 확대해가는 뭍 군상들에
얼마간 열등감을 간직하기도 하면서.
회고라 칭할 만큼 나이가 들어서가 아닌 시점에도
돌아보기 놀이를 퍽도 일찍 시작했었다.
자주자주 거듭했다.
기분이 선명치 않을 때
온 서랍들을 모조리 빼어 뒤집어 놓고는 다시 집어넣듯이.
그렇게 열병식을 반복하고야
사물들이 새 이름을 챙겨 갖는다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