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非文이 필요하다

by 래연





글은 자신이 쓰는 거지만 한편으로는 무언가에 꼬드겨져야 나오는 것 같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맨정신이 아니고 싶거나 맨정신이 아닐 때 나온다고도 볼 수 있다.

일부러 작정하고 쓰려 하면 이상하게 되어가기도 한다.



사람마다 또 글의 성격에 따라 느낌이 다를 터인데 나의 경우는 보통, 행선지를 모르고 하는 여행 같은 글을 쓰길 좋아한다.

남의 글을 읽을 때에도 이런 부분에 마음이 가곤 한다. 이 사람이 얼마나, 결론을 미리 쥐고서, 정해놓고서 가는지, 지도를 따라가는지, 그냥 가는지 같은.



세상에서 말하는 잘 써진 글, 훌륭한 글, 기승전결이 좋고 한 번에 한 가지에 집중된 글, 요지가 분명한 글, 통사적으로 하자가 없는 글에는 대체로 관심이 가지 않는다.

세상에서도 그토록 옳고 그름과 갖은 질서들을 따지지 않는 것이 없는데, 글의 세계에서만큼은 목덜미를 좀 느슨하게 풀어헤친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그리고 또, 내가 이런 세계를 좋아한다는 것이지, 이게 옳다는 것은 아니다.



어디를 가도, 옳고 그름, 누가 누가 잘하나 같은 생각이 글의 옷을 입고 널려진 걸 보면 아마 오랜 교육의 폐해일 거라 생각한다. 꽤 배웠다는 사람들조차 시비와 경쟁, 분별에 너무 치우쳐 머물러 있다. 이러니 자기가 좋아하는 걸 발견해가는 그 느낌이 더딘 것이다. 내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