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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by 래연










‘괜찮아’,


나는 작게 말했다.


하도 작아서 나 자신에게도 들리지 않지만.



‘괜찮지 않아.’


인형이 말했다.




인형의 말은 인형 속에 담겨 있었다.


결코, 들릴 리가 없었다. 이 인형이 깨어 일어나 앉아 꿰매어진 입을 스스로 뜯고 마이크를 들기까지는.



그러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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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소녀는 죽었어도 소녀의 인형은 죽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인형은 소녀 자신 속에, 자신의 신처럼 혹은 수호자처럼 살고 있었다.



그렇게 묵묵히 자기 자신을 지키던 끝에 어느 예상치 못한 날엔 비로소 깨어나 목소리를 들려준다. 네가 죽던 날 내가 이렇게 너를 나 속에 봉인했노라면서.



가족과 사회 곳곳에서 모습이 지워져


집시처럼 변방을 떠도는 소녀들을 생각한다.



인형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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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닮은 인형은 당신보다 더 자유롭게 당신의 이야기를 한다."


마리오네트 같은 우리 삶에 대한 '회상과 치유의 인형극' ,

한국 최초 인형극 에세이,

<바람구두를 신은 피노키오>

당신의 지나온 삶에서 잃어버린 마음의 조각들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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