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래연 Nov 30. 2023

마지막 잎새 하나가 더 애잔하듯이






무언가가 떠나가려는 시점에 이르면,

거기 머물던 것의 형상이 오롯이 뚜렷해진다.

심지어 그것과 함께하기 이전부터의 페이지들까지

한꺼번에 펄럭인다.

<세상 아름다운 것들은 고양이>중에서


이별 혹은 사별은

무척 아프지만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한편으로는

사랑을 영구화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죽음이 삶을 완성시키듯이요

조심스러운 이야기입니다만,

죽음과 이별에 대한 감정이나 태도가

순전히 자연적이고 당연하기만 한 것인지

혹은 각각의 문화에 따라 사회적으로 학습된 면이 있지나 않은지도

생각해 볼 일인 듯싶습니다

무언가가 언제까지고 그 자리에 있다고 믿는다면

사실, 

언젠가는 헤어진다고 생각할 때보다

조금은 해이해지고 애틋함이 덜하기도 할 거예요

이별을 앞두었을 때

전에 없이 감정이 진해짐을 느꼈더랬습니다

마지막 담배 한 대가 애틋하듯이

마지막 잎새 하나가 더 애잔하듯이

매거진의 이전글 착한 고양이 길 떠나던 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