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사진들을 뒤적이다
느닷없이 이 녀석의 사진들이 보였어요
책에 나오는 뚱이예요
책에는 그림으로 들어갔는데
실물은 이랬답니다
이름처럼 좀 푸짐하고 묵직한 느낌의
젖소무늬 냥이였어요
저 사는 동네 편의점 냥이였어요
동네 사람들이 퇴근길에 한번씩 들러
한참을 쓰다듬으며
친구에게 하듯 수많은 말을 건네던
그런 고양이였어요
뚱이는 편의점 냥이였다.
그 작은 사거리의 상점 네 군데서 동시에 뚱이를 돌봤다.
언제까지고 그 자리에 있을 것만 같던 뚱이
사진들을 보다 보니
바로 오늘이
뚱이의 기일이네요
떠난지 3년째 되는 날이예요
그때 그 앞을 지나다
뚱이가 늘 있던 아이스크림 박스 아래
뚱이 대신
뚱이에게 바치는 꽃송이가 보여서 깜짝 놀랐었죠!
이제 편의점은 근처 더 큰 데로 이사했으며
있던 자리는 카페로 바뀌었지만
아직도 그 근처를 지나면
뚱이와 사람들의 온기가 살아있는 것 같아요
마음이 환해지곤 합니다
뚱아,
네가 이 동네 살아서
모두 행복했단다
잘 지낼 줄로 믿어
모두의 사랑을 받고 떠난 고양이
거기서도 여전히 행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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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아름다운것들은고양이 속 한 챕터로 뚱이를 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