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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래연 Oct 18. 2023

고양이와 한번 맺은 인연은 영원해








23년 차 집사이며 10년째 육묘일기를 쓴 하래연 작가의 


<세상 아름다운 것들은 고양이> 책 표지에 쓰인


‘장화 신은 고양이 한 마리가 나의 삶 속으로 걸어들어왔다’는 카피는 


7년 전 아프고 깡마른 하얀 고양이가 내 삶으로 들어오던 날과 오버랩되면서, 


이 이야기가 궁극에는 헤어짐의 이야기임을 알기에 눈물부터 앞섰던 책이다. 




그러나 읽으면서는 진솔하고 담백한 문장에 매료되어 


분명 상실의 이야기임에도 덮고 나면 신비할 만큼 따스함이 남는 글이었다.


포장되어 있지 않은 날것의 아픔은 때로 맘을 도려내는 듯 아팠지만, 


그 아픔을 통과하면서 남겨지는 명징한 위로와 기운이 있었다.




저마다의 묘연으로 내게 온 다섯 냥이와 함께 하면서 가까운 이들에게 가장 자주 듣는 말은


” 고양이는 몇 년 살아?“


” 나중에 애들 보내고 어떻게 견디려고 그렇게 많이 키워?“


”고양이 집에 사람이 얹혀 사는구만“ 이다.




무례하고 무심한 말은 자주 듣는다고 무뎌지는 게 아닌데… …


나도 무서운데… …


그런 날 펼쳐 보며 맘을 다독일 문장을 곁에 두게 되다니, 감사할 일이다.







 인스타 @84soogi 님이 감사한 리뷰를 올려주셨다. 


책에서 위로받으셨다니 다행이다.




단지 허무로 끝나는 이야기였다면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 내 고양이들을 보내는 이야기를 처음 블로그에 쓰기 시작했을 때만 하여도


그 과정의 끝에, 영혼의 존재까지를 확인시켜주고 떠나는 


고양이들의 배려를 한껏 입게 될지 몰랐다.




고양이들을 떠나보내는 일은, 함께 웃고 울고 즐거웠던 그 어떤 날들보다 신비했다.


신비 그 자체였다.


아이들이 떠나고서도, 이 아이들이 내게 선물을 계속 보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지금까지도. 




묘연은 영원으로 이어진다.




너무도 척박한 세상, 사람들 옆에 고양이가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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