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물게 찾아오는 마법의 구간

by 래연








제가 살던 도시입니다.

프랑스의 남서부에 있는

Pau포라는 도시예요.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왕이 태어난 곳

그리고 저의 첫 책

<앙리 4세의 눈썹을 가진 고양이>의 배경이기도 해요.



글을 쓰는 데 있어서 가장 필요하고 직접적인 것은

재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노력이냐 하면 딱히 그것도요.


이건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말하고 싶은 것이 있는가?

이러한 동기가 가장 우선한다 여겨요.


생각이던 발견이든 주장이든

글 쓰게 만드는 동기가 있어야 해요.


동기가 뚜렷하고 이게 무르익으면

나머진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다음 한 방울의 마법도

결정적이지 싶어요!


저에겐 그 한 방울의 마법이

일어났던 삶의 구간이 있어요.


살다 보면 운명의 퍼즐이 딱 맞추어질 때가 있고

그때엔 무얼 해도 저절로 되는 느낌이 나죠.


그러나 이 마법의 퍼즐 구간이 나타나기 전

저는 20년 동안 침묵했어요.

아무것도 쓰지 않았고

언젠가는 쓰게 되려나? 쓸 수나 있을까?

이렇게 가끔 물으며

시간을 알처럼

품어만 가지고 있었어요.

온갖 세상사와 감정의 역사를

그저 몸으로 겪으며.


그러다 어느 도시가 날 불렀고

그 도시를 만났고

그곳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았어요.

비로소 쓸 수 있게 되는 그런 에너지를.


여기가 아니었다면

<바람구두를 신은 피노키오> 도

<세상 아름다운 것들은 고양이> 도

존재하지 않았을 거라 말할 수 있어요.


여기 가기 전까진

A4 대여섯 장 넘어가는 분량의 글을

써본 적이 없어요.

학교 리포트 말고

문학적 글로 말이지요.



결과적으로 저에게 글쓰기는

노력, 재능 < 인연, 계기

의 부등호가 성립되네요.


글쓰기뿐 아니라

살아가는 방법 역시도

인연과 계기가 선행한다 싶고요.


모두 수렴하여 이야기하면

글쓰기건 삶이건

오로지 개인을 단위로 이루어지는 건 없고

모두 관계성 속에서 일어난다고

이거야말로 삶의 핵심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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