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미리 캔버스에서 디자인해 봤다.
이 명함 다 동내고 나면, 디자인 조금 바꿔야지.
명함을 직접 픽업하러 갔다.
지난주 화요일에 파일 넘겨서 어제 나왔으니 무려...
금빛 찻잔은 기계가 탁탁 자동으로 찍는 게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여차하면 복불복으로 늦어진다고.
그래도 찻잔이 금빛으로 빛나 좋다.
명함 앞면에도 흰 테두리가 있어 재단에 신경이 쓰였고, 나름의 애로가 있었다고 한다 ✂️�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 5층까지 걸어 올라가며,
여기 직원들이 점심시간마다 여길 오르락내리락하는 상상을 했다.
어제까지도 명함 안 나오면, 택배 보내드리기로 한 곳들에 일단 책부터 보내야지 했는데,
다행히 명함 끼워서, 오늘 춘천 떠나기 전에 발송을 완료할 수 있었다.
365북스에선 다음 달 국제도서전에서 '생일북'(생일이 자기와 같은 작가의 책을 구매하는 식의 블라인드북)으로
<양들의 친목> 사인본을 몇 권 보내달라고 했었다.
그리고 작년에 개포고등학교에 강연하러 다녀와서, 디엠을 하나 받았었다.
그때의 학생 중 한 분이었는데, 강연 땐 책을 다 읽지 못한 상태였는데, 그날 밤 다 읽었다면서 주로 글쓰기에 대한 질문을 남겼다.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후에도 종종 디엠을 주고받았다.
내가 발바닥 섬유종을 제거하는 수술받으러 간 사진에는 "선생님 아프지 마요."라고 했고,
내가 고양이 뜨기 워크숍을 할 때 오고 싶어 하기도.
이번엔 서평단 모집이 올라오자 하고 싶다고 했다.
특별한 기회일 거 같아 그럴 기회를 주고 싶기도 했지만, 수험생이기도 하고 등등해서 내가 책을 선물해 주기로 했던.
그런데 명함을 끼워 보내고 싶어 기다렸는데, 명함은 한 열흘 걸려 나오고...
작은 거지만 끼워보내니 마음이 놓인다.
어젯밤은, 대망의 짐 싸기, 거의 한살림 챙겨갈 기세였다.
<바람구두를 신은 피노키오> 표지의 원본 사진
오늘부터 열흘간 펼쳐지는 춘천 세계인형극축제.
그리고 이번 축제의 빅뉴스는 바로...
《바람구두를 신은 피노키오》의 표지에 등장하는 그 거대 인형극단이 춘천에 온다.
샤를르빌에서처럼 여러 날 야외에서 공연을 펼친다.
샤를르빌 세계인형극제에서 한 해도 빠짐없이 봤던 바로 그 극단, 이제는 춘천에서 만나게 되다니,
이번엔 정말, '세계 인형극제'라는 말이 실감.
2년 전, 샤를르빌에서 한국의 인형극 관계자분을 통해 이 책이 나왔고,
그들 극단 이미지가 표지가 되었다는 걸 알게 된 그들이 내게 디엠을 보내왔었다.
“영광이고, 책을 어떻게 구할 수 있는지”를.
하지만 주소를 받지 못해, ‘다음에 프랑스 가면 꼭 드려야지’ 하고 있었는데, 이제, 직접 만나 건넬 기회가 생겼다.
표지로 삼은 데 대한 고마움을 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춘천 가는 가방 속엔, 그분들을 위한 《바람구두를 신은 피노키오》가 함께 들어간다.
책 표지에 나오는 프랑스 극단의 거리극 공연 책 표지에 나오는 프랑스 극단의 거리극 공연
저 인형 들고 움직이는 분과는 샤를르빌에서 오가다 하도 얼굴을 자주 마주쳐, 이야기도 나누었는데, 책 이야긴 빠뜨렸었다. 이 분 표정이 밝기 그지없다.
춘천에 도착하면 종종 라방도 켜기로 했다.
예매한 인형극들을 보러 다니는 짬짬이, 현장 스케치랑, 야외 공연들도 스르륵 보여드릴 작정이다.
@ulfeena
책이 나오면 간혹 '대박 나세요'라고 기원의 말을 건네주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책이란 게 현실적으로 '대박'이 난다는 건 거의 비현실적인 일.
그냥, 책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독자들, 소소한 마주침들,
귀엽고 예쁘고 다정하고 훈훈하고 뭉클한 일들이 조금씩 생겨나는 게 보람이다.
애초에 나는 '외로워서' 글을 쓰게 된 것 같으니, 이게 어디냐 싶고.
결이 곱고 깊고 예민한 분들이 내 글귀들에 위로받는 거 볼 때 기쁘다.
오프라인 교보 매장을 좀 돌면서, 책 첫 장에 메모지 끼워 넣었다.
광화문, 강남, 잠실, 건대입구, 합정까지 했고,
다른 매장들은 근처 갈 일 있을 때마다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