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파도는 어디에서 오는가
파도가 먼바다에서 온 '에너지'라면, 해안가에서 부는 바람은 그 파도의 '마지막 스타일링'을 담당합니다.
서퍼들이 "오프쇼어다! 빨리 가자!"라고 외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파도를 다듬어주는 빗질: 오프쇼어 (Offshore)
육지에서 바다 방향으로 부는 바람입니다. 파도가 부서지려고 할 때 앞에서 바람이 꾹 눌러줍 니다. 덕분에 파도는 더 늦게, 더 가파르게 일어납니다. 마치 머리카락을 뒤로 정갈하게 넘긴 것처럼 파도의 면(Face)이 아주 매끈하고 깨끗해지죠. ‘헤어스프레이' 같은 역할입니다. 파도 가 흐트러지지 않게 잡아주어 서퍼가 길게 활주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줍니다.
파도를 망가뜨리는 방해꾼: 온쇼어 (Onshore)
바다에서 육지 방향으로 부는 바람입니다. 파도가 예쁘게 일어서기도 전에 뒤에서 냅다 밀어 버립니다. 파도는 힘없이 뭉개지고, 여기저기서 불규칙한 거품이 일어납니다. '강풍기' 앞에 서 있는 것과 같습니다. 기껏 정돈한 머리가 엉망이 되듯, 파도의 면이 울퉁불퉁해져서 서핑 보드가 덜덜거리며 제대로 나아가지 못하게 됩니다.
파도가 없는 날의 마법, 글라시(Glassy)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 날, 바다 수면이 마치 유리창처럼 매끈한 상태를 말합니다. 물리학적 으로는 마찰이 최소화된 상태죠. 서퍼들에게는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