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모든 감정에는 이유가 있고, 모든 나는 이해받을 자격이 있다

by 허훈

우리는 참 열심히도 살아왔다.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이 미덕인 세상에서, 남들보다 뒤처질까 봐 불안해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법을 먼저 배웠다. "괜찮아?"라는 타인의 안부에는 습관적으로 "응, 괜찮아"라고 답하면서도, 정작 내 안에서 소리치는 "나 너무 힘들어"라는 진심 어린 외침은 못 들은 척 외면하며 살아왔을지도 모른다.

언제부터였을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휴식이 아니라 '불안'이 되어버린 것은. 우리는 성과를 내지 못한 하루는 실패한 것 같고, 무기력에 빠진 내 모습은 한없이 나약해 보여 자책하곤 한다. 우리는 감정을 참는 법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 기쁘지 않아도 웃어야 하고, 슬퍼도 담담해야 하며, 화가 나도 품격 있게 참아내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렇게 억눌린 감정들은 사라지지 않고 마음 깊은 곳에 켜켜이 쌓여 결국 나를 지치게 만든다.

나는 이 글을 통해 당신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지금 당신이 느끼는 그 감정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다"라고.

이유 없이 눈물이 쏟아지는 날이 있다면, 그건 당신의 마음이 그동안 너무 많이 참아왔다는 신호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 온종일 침대에 누워만 있었다면, 그건 당신의 영혼이 다시 일어설 에너지를 모으기 위해 잠시 멈춰 서 있는 것뿐이다. 우리는 늘 완벽한 모습, 밝은 모습만이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고 오해하지만, 사실 흔들리고 주저앉고 눈물 흘리는 그 모든 순간의 당신 또한 충분히 아름답고 존중받아야 한다.

숨을 고른다는 건, 단순히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뱉는 행위 이상을 의미한다.


그것은 '지금의 나'를 인정하는 용기다. 내가 지쳐 있다는 사실을, 마음이 복잡하다는 사실을, 그리고 더 이상 같은 속도로 달릴 수 없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 인정이 시작될 때, 비로소 우리는 타인의 기준이 아닌 '나의 속도'로 걷기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당신에게 "더 열심히 살라"고 독촉하거나,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뻔한 위로를 건네지 않을 것이다. 그저 오늘 하루를 무사히 버텨낸 당신의 어깨를 가만히 다독이며, "참 애썼다"라고, "그거면 충분하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특별한 성취가 없었더라도, 당신이 오늘 하루 마음속으로 수없이 오고 간 불안과 슬픔을 견뎌내며 견뎌냈다면 그것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위대한 일을 해낸 것이라고.

이제 스스로에게 가장 엄격했던 마음을 조금만 내려놓자. 남에게는 쉽게 건네던 다정한 말 한마디를, 오늘은 정작 가장 외로웠을 나 자신에게 건네보길 바란다. 이 책의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쯤엔, 당신이 당신 자신의 가장 든든한 편이 되어 있기를 소망한다.

어두운 밤을 지나 다시 찾아올 아침을 기다리며, 오늘도 마음을 지켜낸 당신에게 이 글들을 바칩니다.

당신은 그 자체로 충분히 이해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입니다.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