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까만 얼굴

by 허정구

얼굴이 검고 말랐다

평생 내게 따라다니는 말이다.

어머니는 늘 내게 말씀하신다. 혼자라도 잘 챙겨 먹으라고

혼자 객지에서 살아가며 제때 끼니를 챙겨 먹지 못하는 생활을 평생 해왔기 때문인가...


다른 집에 자식들처럼 얼굴이 하얗고 기름기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만... 늘 피죽도 못 먹은 것처럼

얼굴은 검고 마른 체형이라 늙은 어머니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아프면 병원에 가봐라는 말을 뵐 때마다 듣는다.


검다는 말이 싫어 한여름에도 반팔을 입지 않는다.

나도 뽀얗게 귀티 나는 모습을 한 번만이라도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 매번 한다. 그래서 가능한 어머니를 뵈러 갈 때에는 단정하게 이발도 하고 옷도 깨끗한 걸 골라 입지만


늘 객지로 떠돌며 혼자 어떻게 사는지조차 모르시기에 걱정만 끼치나 보다.


언젠가부터 흰머리가 눈에 띄게 늘어... 어머니를 뵈러 갈 땐 염색을 해야 하나 고민 고민해 보기도 했지만... 어떤 색을 사야 하나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기에... 그것조차도 또 다른 고민이라 생각하다 접었다.


돈으로 하지 못하는 효도를

나도 귀티 나는 모습으로 어머니의 걱정을 덜어드렸으면

평생을 좋은 모습 한번 보여드리지 못하고 오십이 넘은 나이에도 팔순을 훌쩍 넘긴 어머니의 안쓰러움을 달고 산다.


못난 놈! 못난 자식!

언제 한번 좋은 모습 보여드릴까...

사는 게 난 왜 이 모양인지 참 맘 같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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