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이름이박힌책한권

가난하지만 행복합니다.

by 허정구

어느 아프리카 후원 모금 방송 영상에서 상황을 소개하며 내레이터는 이런 멘트가 나왔다.

「○○○이는 가난하지만 행복합니다.」


영상의 내용은 아프리카 어딘가 12살 소녀가 두 살짜리 갓난아기를 등에 업고 전쟁으로 고아가 된 다섯 형제의 하루 끼니를 해결하기 위에 하루에도 몇백 번 몇천 번 사금 조각 부스러기 한 톨을 채취하기 위해 흙탕물에 온종일 들어가 바구니를 흔드는 삶을 살고, 겨우 얻은 사금 부스러기 가루는 우리 돈으로 300원의 가치인데 그 돈으로 다섯 형제의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그나마 많이 살 수 있는 옥수숫가루를 산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내레이션 하며 문득 내 귀엔 들리는 한마디가 영상의 주인공인 12살 소녀 가장 「○○○이는 가난하지만 행복합니다」였다.


「가난한데 행복할 수 있을까?」


나는 배곯지는 않고 살며, 내 집은 아니지만 방에서 잠들고, 추우면 껴입을 옷도 있고,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있다.


넉넉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부자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가난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있지만 늘 가난에 찌들어 살고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기 위해 때론 발버둥 치며, 내 나름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지금 나는 행복한가?


「가난하지만 행복합니다」

부자라고 당연히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 본 적 없는데 가난하다고 행복하면 안 된다는 또는 행복하지 않아야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 말이 귀에 박혔을까...


내가 지금 행복한가? 생각해 본다.

□영상의 제목은 《희망프로젝트 _어른없는마을, 카라모자의 아이들》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내이름이박힌책한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