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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이름이박힌책한권

숨다

by 허정구

갈수록 세상에서 버티는 게 무섭다. 악착같이 살아가며 자기 자신에게 모든 초점을 맞추고 더 많이 벌기 위해. 더 많이 가지기 위해, 더 많이 누리기 위해, 더 많이 더 많이 더 많이 더 더 더...

영원히 살 수 없음을 모두 알 텐데 기껏 그만큼 살 다 갈 뿐인데 왜 그럴까?

(난 가져보지 않았고 가진 게 없으니 이런 생각을 하는 건가)

그러한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나의 은둔의 시간은 점점 더 늘어간다. 하고 싶은 일은 없어지고, 해야 할 일들만 겨우 하며 하루하루 버틴다.

隱遁


세상에서 자꾸만 멀어진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 배웠는데 (상대방을 조금 따뜻하게 바라보고, 내 것이어도 조금 양보하고, 서로에게 조금 칭찬하고 다독이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다툼과 치열한 경쟁으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경우가 많아 이 와중에도 가진 게 없으면 없다고 투덜대고, 힘든 건 회피하며 모두 가진 자. 누리는 자만을 쫓다 보니 너나 나나 모두 세상이 자기의 이익 외에는 아무런 가치를 두지 않는 것 같아 두. 렵.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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