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자크만 고치면 되는군

by 허정구

지난번 경산시장 구제옷 쇼핑에서 패딩잠바를 하나 샀다. 밝은 파란색의 그 비싸다하는 구스다운으로 채워진 초겨울용 잠바.


한눈에 선택된 옷의 가격은 7,000원이였다.

왜 무엇때문에 누군가에게 버려줬는지 모르겠지만 한눈에 좋아보였다. 그리곤 집으로 가져와 세탁소에서 다시한번 깨끗이 세탁후 겨울이 오기까지 비닐포장상태로 잘 보관되어져 오다 엊그제부터 조금 찬바람이 불기에 입고 출근했다.



입고선 앞 자크를 올리려고보니 지퍼가 서로 엊물려 올라가기위해 끼워지는 밑단의 딱딱한 부분이 세월에 낡아 닳아버린건지 "없다." 그냥 걸치고 다니면되겠지하는 생각에 하루를 입었는데...역시 아쉬움과 불편함이 자꾸만 생겨 커져갔다.


그래서, 수선집에 찾아가 밑에 뭔가 쿡찍으면 안될까 여쭤보니...자크를 전부 교체해야한단다. 교체비용도 만원단위로 훌쩍 넘어서고...


'나도 버려야하나...'


7,000원과 세탁비 5,000원 그리고 또 2만원 이상...


원래 목적은 아주 싼값에 좋은 옷을 득템한 것이였는데 아주 작은 흠이 전체의 기능에 치명적으로 작용해 버려짐을 당했음을 알게되었고


이제 또다시 그 결정은 내게 주어졌다.


결국 난 수선을 선택했고, 옷에 붙어 있는 상표를 보고 고객서비스센타에 연락후 수선요청 우편택배를 보냈다. 추가비용발생 4,000원


이제 수선비와 또 택배비가 들어가겠지만 버려질 운명에 처했던 그 친구는 나의 결정에 의해 이 겨울 내 추위를 막아주며 간간히 나와 함께 할 것이다.


버려진 친구였는데

나마저 또 버리기에는 그게 쉽지않았다.


난 잘 버리지못했다.

잘 버리지못하는 사람은 우울증.외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지나 스치는 라디오에서 얼핏 들은 기억이 나는데 아마도 맞는 말인거 같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마음이 가서인가 버리지않고 가능한 그 쓰임새를 찾는다.


또 가을이다.

누구라도 옷깃을 스치는 바람에 마음을 여미는, 따뜻한 온기가 고마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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