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福주머니

by 허정구

근 1년전이였다.


지난해 설 전이였던 거 같다. 서울에 사는 애들이 전남 광양에서 일하는 아빠랑 고향 대구에 설 쉬러 가기위해 내려왔었다

버스를 타고 저녁 9시쯤 도착해 늦은 저녁을 먹기위해 식당에 들렀고 오랫만에 만난 애들과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데 느닷없이 福주머니 파는 여핵생이 옆에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 놓았다


사지않았던건지 사지못했던건지 "괜찮아요...다음에 살께요" 하곤 무심히 돌아섰는데


그렇게 기회는 떠나고 난뒤 '하나 사서 애들에게 줄껄' 하는 마음이 생겨 '내가 왜 그랬나...福을 사는 거였는데...몇달 만에 만난 애들에게 하나씩 기분좋게 사서 줬으면 좋았을 것을' 뒤늦게 후회하며


그 뒤로 다시 광양으로 돌아와 福주머니 팔던 학생을 몇날 몇일 한동안 찾아다녔지만 결국은 그 순간 떠나보낸 그 福을 다시 살 수는 없었다.


그 당시

3 이였던 큰 놈은 그 뒤로 생각처럼 풀리지않았고


그때마다 그 福주머니가 생각났다.


그렇게 봄가고.여름가고.가을도 가며 어느듯 찬 기운이 느껴지고 바람이 차졌다.


오늘은 목요일...이번주 월요일과 화요일의 늦은 야근(밤11시까지)으로 힘들었던 동료들과의 소주 한 잔 술자리를 가졌다.


'불타는 바다' 조개구이집에서 불타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1년전 그때처럼 우연히 소리없이 양손가득 福주머니를 주렁주렁 매단 여학생이 옆에 다가왔다. 채 여학생의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아니 어찌보면 여학생이 입을 떼기도 전에 설명을 하기도 전에 "福주머니 주세요!" 하고 나는 말하고 있었다.


(솔직히 1년전 그날 그 福주머니 값이 부담스럽기도 했었다. 돈이 없었다. 순간 짧은 생각에...비싸보였다)


2개를 샀다. 그날 ○필이에게 사주지 못했던 그 福

(주머니) 때문에 ○필이가 풀리지않는 것처럼 늘 짐지고 있었는데 100만원이라도 사고 싶었던 그날의 福주머니가 다시 내 앞에 다가왔는데...당연히 사야지.


2개를 샀다.


1개는 ○필이꺼...그리고 동료들에게 하나씩 사서 나눠주고 싶었지만 1개만 더 사서 같이.자리한 동료 3명에게 짱꺠이뽀를 해서 우승자에게 선물했다.


"●장님은 너무나도 마음이 여리다고. 뭐든 다 사준다고. 아까는 불우이웃돕기 성금함들고 오신분 함에도 넣어주고 福주머니도 사주고" 우리 문차장 웃으며 이야기 한다...


그말에 나 또한 작은 소리로 "가슴 아픈 사연이 있어서"...대답하며 福을 샀다. 그리고 생각해 보니필이 생각이 났다.필이도 엊그제 수능 시험 치고, 실기시험준비로 겁나게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하며 옆테이블에서 설명하고 있는 福주머니 여학생에게 가서 "하나 더 주세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솔직히 난 내가 더 고맙고 감사한데... 이렇게 다시 나타나주셔셔 "저도 고맙습니다."


그렇게 빨강 복주머니 2개를 사서 주차해 둔 차로 이동하며 ...내일 선물상자에 담아 서울사는 애들에게 1년전에 못 사준 福주머니라며...보낼 생각에 즐거웠다.


근데 생각해 보니...떠나오게 된 사람이지만 애들엄마랑. ○필이랑 □필이랑 3명인데 2개만 보내면...'나라면 얼마나 섭섭할까!' 생각이 들어 부랴부랴...다시 '불타는 바다' 로 뛰어 갔는데 《없다!》


옆집에도 없고 그 옆집에도 없고... 그 옆옆 집에도 없다.


하나 더 사야하는데...

어디 있을까...분명 이 근처에 있을텐데 아직 시간이 10시도 안됐는데...하며....찾아 찾아 헤메어 다닌다.



또 아쉬움이 갖고...떠나간 기회를 아쉬워해야하나...한탄하며

'좀 만 더 생각했어야 했는데...이런 멍청한 놈....福

이란 왔을때 붙잡아야지 버스떠난뒤 손들고..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또 범하네...'하며


담배 한대 물고...터벅터벅 거닐며 '참 삶이란 항상 순간순간 선택을 잘 해야하는 거구나'를 새삼 느끼며 모퉁이를 도는데


福주머니 가득 든 그 여학생이 "안녕하세요!" 먼저 인사를 한다.

반가운 마음에
신이나서
"福주머니 하나 더 사러 얼마나 찾아 다녔는데..."

"어머! 정말로요!"

"애들 것은 샀는데 집사람 껄 안사서 하나 더 주세요!"


사모님이 어떤 색을 좋아하세요?


"잘 모르겠는데요."

진짜로 무슨 색을 좋아하는지 몰랐었고, 지금도 모르고있고, 이젠 몰라야하고....



음...

빨강색. 노랑색. 초록색 있는데...

빨강색은 2개 사셨고

제가 팔아보니 여자분들은 노랑색 좋아하시더라구...

노랑색 드릴께요!


예.


고맙습니다. 하고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내게 여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꼭 토요일날 확인 해 보세요!"

"좋은 일 있을꺼예요!"


福주머니에는 Lotto복권 1장이 들어 있단다.



난...오늘 《너어~무》 기분이 좋다!


1년동안 마음 한켠을.누르고 있었던....그 福주머니 살 수 있어서...그 福주머니를 3개나 살 수 있어서...


엊그제 라디오 사연에 바비인형이 없어 생일초대에 갈 수 없었던 어린시절 이야기를 다 큰 어른 엄마되어 추억담으로 이야기했는데 그 이야기 듣게된 늙은 아버지가 한참 뒤 서울 딸네집에 왔다가 가시면서 오십 먹은 딸에게 "바비인형 사라고" 오만원 몰래 쥐어주셨다는 그 마음처럼 나도 1년전에 시주지못했던 그 福주머니 사 줄 수 있어 너무 기분이 좋다.


2개만 사서 서울사는 애들에게 보냈으면

3개 사 주지 못했던 오늘의 순간을 또 아쉬워하며...1년을 기다려야 했을텐데...


이골목 저골목 이집저집 기웃거리다 터덜터덜 모퉁이 돌아설 때 福주머니 여학생이 딱 나타나주어


너~~~어-----무 좋다!

살다보니 이렇게 기분 좋은 날도 있구나...

아빠가 미안해!


생각나니 그날 福주머니 사주지않았던 《그날》


바보같이

福주머니 팔던 그 여학생 떠나고 난뒤

이런 생각이 들더라!


~그 福주머니 사서

너희들에게 아빠가 주는 선물이야!

그렇게 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어야했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


설 지나고 다시 광양에 온 뒤

그 福주머니 사러 몇날 몇일을 찾아다녔는데


결국은 사지 못했고


그날 이후 ...

틈틈히

네게 들어온 福을 아빠가 차버린거 같아서

그래서 네가 힘든거 아닌가 많이 많이 생각했었다....


.

.

.

벌써 1년가까이 되어가네.


오늘 우연히 그 福주머니 다시 만났다.


3개 샀다.

필이꺼.필이꺼. 엄마꺼 까지


이제 이 福주머니 안에 가득 찬

받아


이젠


잘 될꺼야...


다 잘 될꺼야...


미안해. 그때 사주지 못해서...



아빠가...정말 미안해...그때 사주지못했던 거


사랑해!


매거진의 이전글내이름이박힌책한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