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가는 친구
회사에 멋진 개가 찾아왔다. 최근 도시락으로 점심을 바꿨는데 밖에 내어놓은 도시락의 남은 음식 냄새를 맡고 왔을까...
엊그제 오후 난 그 녀석에게 먹지 않은 도시락을 뜯어 국에 밥을 말아 몇 가지 먹을 만한 반찬들을 골라 식당에 있는 큰 대접에 담아 슬며시 밀어주었다. 난 반도 먹지 못한 도시락 밥을, 난 맛이 없다고 몇 번의 젓가락질과 숟가락으로 떠먹다 남긴 국을 그놈은 아주 말끔히 먹고 떠나갔다.
어제도 점심 도시락은 절반 이상 남겨졌었다.
오후에 그 녀석이 또 찾아올지 모른다는 생각 했었지만 오후엔 외근으로 사무실을 떠나 있었고, 또 봄비까지 왔다 주룩주룩 많이... 왔다.
오늘 오전 10시경 그 친구가 또다시 나타났다.
아무런 말없이 와선... 사무실 앞 공간에 턱을 괴고 앉아 있었다. 서둘러 난 도시락의 잔반을 들어 대접에 담아 주었다. 조금 있으면 점심시간이라 새로운 도시락을 주기 위해 엊그제 줬던 양의 절반만 주었다. 개눈 감추듯 게눈 감추듯 먹고는 계속 바라보는 눈초리가 아쉬워 조금 더 주었다.
점심시간쯤 모두들...
사무실 앞 주차장에 얌전히 다소곳이 앉아 있는 개를 보곤 또 왔다고... 한 마디씩 했다.
오늘 도시락 반찬은 돼지갈비찜이 메인이었는데 딱 2개 들어 있었다. 난 작은 것 하나만 맛보고 그 친구를 위해 남긴다니 나도... 나도... 나도...
그렇게 나눠주기 위해 모아진 돼지갈비찜과 약간의 온기가 있는 된장국. 그리고 처음 나 온 잔멸치 볶음 등을 모아 전해주었다. 맛나게 먹는 모습 보는 것만으로 흐뭇했다....
그리고 점심 휴식시간 많은 이들의 관심거리가 된 개는... 사람 손에 길들여지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인 듯... 그다지 따르진 않았다. "개가 사람을 개무시한다"고 누군가 말했다.
그래서, 난 이 친구의 이름을 "무시~"
無 (없을 무) 時 (때 시)
오고 가는 것에 제약이 없고 바람처럼 구름처럼 유유자적하며 우리들과는 다른 제한 없는 시간의 공간에 살고 있는 친구라는 의미로 無時 《무시》로 지었다.
방금 퇴근길에 무시가 회사 앞에 놀러 와 있었다.
아직은 이름이 낯선지... 불러도 그냥 보기만 할 뿐... 쉬이 다가오지는 않지만... 마음이 가는 친구이다.
내일도 꼭 오렴.
내 도시락의 절반은 네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