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한가함은 사라지고.

by 허정구

오늘 낚시는 성과가 없다.
몇 날 며칠(일주일)을 꼬박 기다렸던 낚시의 기대와 달리 성과는 없다.
태어나 처음으로 자의로 땡볕을 온몸으로 다 받으며
바다와 마주했는데...

어제는 지나친 바람에 기대감을 접어야 했고
오늘은 잠잠해진 바람
바람만 극복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밀려드는 사람들...
휴가철을 맞아 휴가를 온 건지 포구는 마치 수영장 인양 애들과 어른들의 물놀이터가 되었다.
느닷없이 어떤 분이 슬며시 다가와 방생행사를 하겠다며 낚시를 잠깐 멈춰 달랜다. 딱히 고기도 못 잡는 나이기에 그러하려 했더니 낚싯대를 다 접고 자리를 비워달라는 조금 황당한 요구에... 낚싯대까지 접기는 힘들다고 자리를 고수했다. 잠시 후 또 다른 낚시객이 옆에 왔고, 카누가 수시로 지나가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보트를 조립하고, 또 어떤이는 구멍치기를 한다며 낚시를 던지는 바로 앞 방파제에서 잠수를 하고, 애들은 낚시어장으로 몰려와 물장구를 친다.

낚시를 접는다!
어느새 포구엔 2중 주차로 차가 간신히 지날 길만 뚫려있고, 제 각각 자기의 필요에 따라 이용 한다. 이로서 한가하려 했던 나의 주말 기대했던 낚시는 물건너갔다.

이런 생각을 했다.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라는 영화에서 "타노스"였던가 그가 마지막에 손가락을 튕기면 우주의 절반이 사라지는 장면...

그때는 그가 아주 나쁜 악당이라고 생각했는데... 과연 그가 악당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적. 당. 히. 를 넘어선 상황이라면... 그러한 이유로 공멸하는 위기에 처했다면... 누군 선택받고 누군 외면당한다 해도...

참 낚시 하나에 많은 생각을 한다.

여기 제주의 아주 한적한 이름 없는 포구가 이러할 진데...
많다 보니 배려는 꿈같은 소리일 뿐... 나눔. 양보하는 놈이 이용당한다. 아무도 배려로 양보로 받아들이지않는다.

나라고 별반 다를 건 없지만 넘쳐나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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