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지 못한 하루의 무게
Keaton Henson – “You”
하루 종일 ‘나’와는 상관없는 일들 속에 있었다.
원하는 것도 아니고,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거부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그냥 ‘해야 하니까’ 움직였고,
‘지금 아니면 안 되니까’ 생각할 틈도 없이 지나갔다.
그렇게 누적된 시간은 많았지만,
그 시간 속에 ‘나는 없었다’는 사실이
하루가 끝나고 나서야 느껴졌다.
마음이 복잡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단순하지도 않았다.
그냥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감정이
잔잔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래서 그런가
오늘은 유독 말이 없었다.
아무 음악도 듣지 않았고,
커피 맛도 잘 느껴지지 않았다.
말 없는 하루가 아니라,
감정이 흐르지 않은 하루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흐르지 않았던 감정이
지금 글을 쓰며 조금은 녹아내린 느낌이다.
마치 조용히 얼어 있던 감정이
아주 약한 온기로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처럼.
오늘의 나는,
흐르지 못한 하루의 무게를
조용히 기록함으로써
나에게로 되돌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