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렬하게 부딪히고, 조용히 가라앉은 하루.

나는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 없이 다가갈 수 있을까?

by 헤올



Agnes Obel – “Familiar”


오늘 하루는 감정이라는 단어로 담아내기에

너무 격렬하고, 너무 복잡했다.


오랫동안 함께했던 동료와의 말다툼.

사소한 언쟁이었지만,

서로의 말이 칼끝처럼 겨눠졌고,

결국 둘 다 상처만 남긴 채 등을 돌렸다.


돌아서서 생각하니

나도, 그 친구도

상처를 입히고 상처를 받은

그런 불완전한 사람이었다.


격해진 말투,

격앙된 목소리,

그리고 그 순간 나 자신을 잃어버린 듯한 감정.


모든 게 지나가고 나서야

그 감정이 얼마나 낯설고 무서웠는지를 알게 됐다.


오늘의 감정은

격렬하게 터진 빨간색과,

바닥을 뚫고 내려간 검은색이 뒤섞인 하루.


감정이 소리 없이 피어올랐다가

또 조용히 가라앉는 이 흐름 속에서

나조차 외면하고 싶었던 나를 마주하게 되었다.


누군가의 마음을 찔러버린 손끝과

나 자신을 탓하는 시선을 동시에 지닌 채

지쳐서 조용히 앉아 있었다.


이런 날은,

말보다 침묵이 더 정직하게 나를 말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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