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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헌일 Apr 30. 2021

소나기


맑은 날씨 한편에 드리우는 먹구름.


갑작스러운 소나기처럼 퍼부으며

내 온몸을 젖게 만드는 이가 있었다.


전신을 세차게 때리는 빗물에

몸을 떨 법도 했지만

그런 요란한 느낌이 마냥 좋았던 것 같다.


무거웠던 기운이 가라앉으며

온 세상이 씻겨 내려가는 것처럼

둔탁한 빗물 소리에

내 맘도 메아리치며 울렸는데


저 멀리 퍼져나가며 사라질 때쯤,

언제 그랬냐는 듯 소나기는 그쳤고

비에 젖은 얼굴을 닦으며

어두웠던 하늘을 올려다보니

어느새, 눈이 부실만큼 개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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